양부모 따라 낯선 외국 공항에 내린 오누이|헤어 지지 않으려 부둥켜안는 슬픈 장면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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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외 입양 실태>
매주 화·목·토요일「파리」의「오를리」공항에 도착하는KAL기 편으로 10여명씩의 한국 어린이가 해외의 양부모를 찾아온다. 비행기에서 내린 6, 7세쯤 되는 한국의 오누이가 서로 다른 양부모에게 이끌려 헤어 지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경우가 많다. 오누이는 서로 같이 살자며 부둥켜안고 울부짖는다.
이들 고아 오누이는 한국에서는 같은 고아원에서 함께 자라다 「프랑스」인의 양부모가 서로 달라 헤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장면에 양부모나「프랑스」의 출입국 관리·세관 검사원·공항 직원 등 모두가 눈시울을 붉힌다.
입양 어린이에 대한 양부모의 학대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도 적지 않다.「프랑스」동북 지방「벨기에」접경 가까이 있는「스당」시에 사는「다니엘·브랑코」씨 부부에게 75년 입양 된 김순자양(8)·순동군 (6)남매는 양부모의 학대 문제로 법정 시비까지 벌이는 수난을 겪고 있다.
순자양 남매를 입양시킨 입양 알선 기관인「테르·데·좀」(인간들의 대지라는 뜻)은 작년6월 양부모인「브랑코」씨 부부가 남매를 학대한다는 이유로 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순 자양 남매를 데리고 갔다.
그러나「브랑코」씨 부부가 이에 대해 어린이 반환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출, 현재 이 사건은 최고 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미국「켈리포니아」주「샌러펠」시 근처「테라린다」마을의「프리실러·필립스」씨 (33·여)는 한국 태생 입양 고아인「민디」양(생후 1년9개월)을 학대하다 음식에 독약을 넣어 독살을 기도,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필립스」여인은 지난달 25일「샌러펠」배심원의 유죄평결을 받았었다. <「파리」=주섭일 특파원→로스앤젤레스=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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