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맨십은 이런 것"…포철이 보여줘|심판의 「옵 사이드」오판에 깨끗이 승복-실업 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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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즈음의 경기장에는 지나친 승부욕에 사로잡힌 비뚤어진 「매너」가 판을 치는 통에 당연해야할 「스포츠맨십」이 오히려 별나게 돋보인다.
지극한 효행이나 선행을 목격하듯 감격스러울 정도다.
24일 효창 구장에서 벌어진 축구경기에서 포항제철은 2-1로 지고 있다가 후반종료 1분전 FW 한병호의 중거리 「슛」으로 극적인 동점 「골」을 따냈다.
그러나 박호경 선심은 포철 FW 김철수의 위치를 지적하여 「오프·사이드」를 선언, 주심을 비롯한 관중·선수들을 모두 어리둥절케 했다.
「슈팅」때 김철수의 위치는 일단 「오프·사이드」였으나 「슈팅」 및 「골」과는 직접 관련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므로 최근 축구 규칙으로는 「오프·사이드」선언을 하지 않는 「케이스」였다. 이른바 발전된 경기운영의 묘다.
포철은 이 경기가 결승 「토너먼트」에 오르느냐, 아니면 탈락하느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무승부 대신 1패를 안게됨은 치명상이 된다.
무승부여야 할 「게임」이 선심의 미숙 때문에 억울한 패전으로 각색되는데 대해 선수들은 당연히 흥분, 심판진에 항의했다.
그러나 조윤옥 「코치」는 단 한번 주심에 「어필」한 후 「노골」을 재확인 받자 미련 없이 물러나며 극도로 흥분한 선수들에게 단호히 경기속행을 명했다.
선심의 느닷없는 「오프·사이드」선언에 어리둥절했던 관중들은 잇따라 조윤옥 「코치」 의 깨끗한 「매너」에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적어도 10분 이상은 경기장이 항의와 언쟁으로 난장판이 되리라하던 「상식적인 기대」가 대번에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백호기 야구대회에서 H대 K감독이 상대「팀」의 타구를 「파울」로 선언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문제로 경기속행을 불응한 태도와 퍽 대조가 되는 모범이었다.
관중들이 조「코치」, 그리고 포철「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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