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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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학이 먼 못가에서 우니/그소리 하늘에 울리네/물고기는 깊은 곳에 숨고/때로는 물가에 나와 놀기도 하네/즐겁구나, 저기저 동산/그 곳엔 박달나무도 있거늘/그 아랜 낙엽만 수북하네/먼산에 있는 하찮은 돌도/옥을가는 숫돌이 되는 것을.
『시경』 소아편의 시『학명』유민이 악토를 동경하는 심정을 읊은 시로알려져있다.
박달나무(단)는 중국의 왕정에서나 볼 수 있는 진귀목인데 이 시인의 감회는 사뭇「센티멘털」하기만하다. 필경 낙원같은 왕정의 자단·흑단동 수목밑을 거닐어 보아도 조낙의 잎사귀만 뒹굴고 있으니 말이다.
「주산지석· 가이위착」란 명구는 그래서 더욱「에스프리」가 빛난다.
오늘의 사람들은 그 뜻을「타산지석」이란 말과 합께『다른산의 나쁜 돌도 자기의 구슬을 가는데 소용된다』는「폐(?)세」의 훈으로 새기고 있다.
각세하고-,
우리나라는 이제 보우가공업을 윤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득 우리나라 윤출업의 어떤한계같은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기술의 고도화·상품의 고급화가 수반되지 않는 수출은 오늘의 세계시장을 뚫고 나가기가 얼마나 힘든일인가를 우리는 그동안 뼈아픈경험을 통해 알게되었다.
먼 장래를 생각하면 기술의 축적과 개발이야 말로 수출을 보장하는 마지막 무기일것 같다. 보석가공은 우선 그 기술에 있어서 상당한 노력과 시문이 필요할것같다.
더구나 기하학적인 정교와 정밀의 미를 요구하는 서구인의 감? 「어필」하는 기술의 터득 은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보석연마의 기술은 서양에서도 대를 물려주는 전가의 업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옛 유물들을 보면 선현들의 손재주와 번미의 안목도 시공을 넘는 것 같다.왕릉에서 발굴한 갖가지 패물과 옥들을 갈고 다듬은 그 기예는 가히 우리민족의 예술적 재능을 보여주고도 남는다.
하지만 오늘의 세계에서 실석의 가공, 특히「다이어먼드」와 같은 경우는「유럽」「베넬룩스」제국의 유대인들이 원석의 공급에서부터「커팅」기술에 이르기까지 독점을 하고 있다.
이웃 일본만해도 그 기술은 수준에 있지만 원석을 확보하지못해 세계시장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의지와 슬기를 가진 민족이지만 오늘의 현실은 그것만으로 뚫기 어려운 벽이 또 있다. 수출의 어려움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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