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철새」…한일왕래 봇짐행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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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수공예품·관광민예품을 사들여 일본 외국에서 비싼 값에 파는 국제봇짐행상들이 늘고있다.
이들은 재일동포와 홍콩 등 중국계 상인들이 대부분으로 재일동포들의 경우 20∼30명씩 무리를 지어 주2차례(수·토)씩 부관「페리」편으로 부산에와 부산진시장 등 도매시장에 쏟아진 값싼 수공예품·관광민예품들을 사가 5∼10배씩 비싼 값에 팔고있다.
부산진시장(부산시 동구 범일동290)의 경우 3, 4년전만 해도 2∼3명이던 재일동포 상인들이 올 들어 20∼30명씩 떼를 지어 매주 2백여명이 부산시내에 몰려들고 있다. 40∼50대의 여자들이 대부분인 행상들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부산진·국제시장주변의 단골 싸구려여관에 들어 1인당 2백만∼3백만원어치를 사간다는 것이다.
이들이 사가는 물건의 대부분은 수놓인 이불·수예품·구슬백 등 액세서리·목공예 등 외국에서는 인건비가 많이 드는 완전가공품.
레더지갑(민속지갑)은 개당 2백50원에 사가 현지에서는 10배인 2천5백원에 팔고있으며 사간 제품의 대부분이 5배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
이같이 봇짐행상들이 늘어나자 부산진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들을 유치키 위한 전문공예점까지 들어섰다.
시장관계자들은 일본·홍콩 등지의 해외시장도 우리상품 값에 점차 밝아 이들의 이윤은 전보다 못해졌지만 생계와 관광을 겸한 국제봇짐행상이 재미도 있어 이들이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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