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리견 유엔서 「교통정리」 할지도|한반도 현실을 직접인식한데 큰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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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의 남북한동시방문은「유엔」사무총장이 처음으로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직접 보고 양쪽 지도자들을 통해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인식했다는데 가강 큰 뜻이있다.
때문에 그가 한반도문제해결에 당장중요역할을 하거나 모종의 중재안을 갖고 양측입장을 조정할것이라는 가정은 여전히 성급한 추측이며 현단계로는 기대할만한것이 못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양측이 모두 그를 환영한것은「유엔」이라는 이름이 부여하는 상징적 촉각이 한반도에 와 닿음으로써 각기 국제여론을 향해 다시한번 나름의 입장을 천명할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발트하임」총장이 이번 여행이 유익했다고 하는것은 비룩 한반도문제의 본질에 자기가 접근할수 없다하더라드 남북한이 대화와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는먼장래에 대비,교통순경의 역할을 할수 있는 기초를 닦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이번 여행이 남북한문제해결에 참여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 계기는『시작중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말하자면『앞으로는 남북한이 나를 더 이용해달라』는 것이며 가능 하면 미·중공·소련등 한반도문제에 변수로 작용하는 강대국과 더불어「유엔」의 잠재력을 도면에 그려보겠다는 것이다.
그가 이토록 한반도문제에 관심을 갖게된것은 박정희대통령의 「1촵19」제의후 남북한간에 오간 대학재개 노력과정에서「상당히」관여했기때문이라는 설도 있다.또 월남전이후 강대국간 불화에서의 속수무책,중동분쟁해결과정에서의 소외등 날로 좁아져가는 「유엔」의 권능을 회복하고「평화제조자」(피스·메이커)로서의「이미지」부양을 위해서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발트하임」총장이 우리에게 전해준 자신의 새로운 구상이란 김일성의 신축성표명과 중공의 한반도문제불개입약속을 바탕으로 한국에 적극적 반응을 보이라는 것이다.그래서 그는「뉴욕」으로 돌아가면「밴슨」미국무장관을 만나 보다 적극적인 자신의 역할을 역설하고 미국의 강도높은 개입을 촉구할것이라한다·
그러나 이같은 그의 구상은 남북한간에 원칙문제에 합의가 없는한 한국이나 미국으로부터 똑같이 묵살당할 가능성이 큰 공논에 가까우며 결국 긴여정에 잠깐 스쳐간 흔적을 남기는것으로 그칠 뿐이라는젓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다만 미국은 한국을,중공과 소련은 북한을 발벗고 지지하는 현재의 장황에 변동이 오게되고 그떄제3자적 중재자가 필요하게 된다면「발트하임」총장의 잠재력은 진일보할것이며 그렇게되기까지는 장구한 시간이 걸릴것이라는것은 분명하다·
결국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있고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는한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해결하는데는 묘안이 없고 강대국간의 이해대립이 해소되지 않는한 자신의 노력은 측면지원은 될지언정 결정적 작용이 될수없다는것이「발트하임」총장의 솔직한 결론일것이다.

<전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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