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태도에대한 「발트하임」의 낙관론에 한국정부 회의적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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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건진특파원】한국정부는 북괴 김일성이 남북한문제에 관해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한 「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으며 오히려 그에게 공산주의자인 북한과 협상을 하는데 있어서는 「어린애같은 망상」을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고「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가 5일 보도했다.
「LA·타임스」지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평양방문을 끝낸 「발트하임」총장은 30년간 계속되어온 남북한간의 적대관계개선에 어떤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서울에 왔으나 한국관리들은 「발트하임」총장이 북한 김일성이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믿고있는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진외무부장관은 진지한 협상은 분단당사자들끼리 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하고 북괴는 남북한간의 대화에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발트하임」총장의 낙관적인 견해에 회의를 표시했다.
「발트하임」총장은 그가 김일성과의 회담에서 고무되었으며 그가 휴대한 새로운 방안은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1953년의 휴전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회의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진외무장관의 냉담한 입장으로 미루어 볼 때 「발트하임」총장이 박대통령으로부터도 열광적인 대접은 받을 것같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는 「발트하임」총장을 맞이한 평양시가와 서울시내 풍경에서도 잘 나타나 있었다.
「발트하임」총장은 인구1백만의 평양시내에서는 조직적으로 동원된 관중들의 환영을 받았으나 인구8백만의 서울시내에서는 한국경찰이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에게 인도위로 올라서「발트하임」총장 일행의 「모터케이드」를 방해하지 않도록만 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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