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에 평양측의 구체적제안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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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대통령은 5일상오 10시20분 청와대에서「쿠르트·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의 예방을 받고 2시간45분동안의 요담과 약1시간동안의 오찬등 4시간가까이 만나 남북한긴장완화와 대화재개방안 및 통일정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는 한국측에서 박동진외무장관·김계원청와대비서실장·윤석헌 주「유엔」대사가, 「유엔」측에서 「라핀우드·아호메드」사무차장겸 관방장·「그룬부렐」사무총장실부국장·「쿨리아니」대변인등이 배석했다.
박대통령은 요담에서 「발트하임」 총장으로부터 김일성이 밝힌 남북한 문제에 관한 북괴의 주장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유익한 역할을 하고싶다는「발트하임」총장 자신의 견해를 듣고 우리의 평화통일정책과 남북한대화 재개노력을 설명했다.
박대통령은 「1·19」제의에서 밝힌바와 같이 우선 책임있는 당국자끼리 대화를 재개하고 실현 가능한 문제부터 점진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 방침임을 강조하고 김일성이 내놓은 휴전협정대체방안이나 남북대화대표단 구성문제·주한미국 철수주장등은 북괴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위장평화공세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박대통령은 또 체제와 이념이 다른 어떤 국가와도 문호를 개방하고있는 우리의 「6·23」선언과 평화통일 3대기본원칙을 설명하고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기적 조치로 북괴와함께 「유엔」에 가입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대통령은 최근 북괴가 당국자끼리의 대화를 주장한 우리의 제의에 전인민대회운운한 것은 대화를 하지않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수 없으며 북괴가 터무니없는 그들의 주장을 고수하고있는한 대화에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발트하임」총장은 이번 여행에서 남북한간의 기본입장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고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보고 느낀 것이 많았다고 의사표시를 한것으로 알려졌다.
「발트하임」총장은 「1·19」제의 이후 시도된 남북한간의 대화노력에 자신이 관심을 갖고 관여했음을 밝히고 앞으로도 이같은 역할을 확대하고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김일성과의 회담에서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를정착시키자는 의도는 엿볼수 있었으나 구체적인 본질문제에 당도하면 엄청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하고 중공지도자들이 한반도문제에 관한한 아예 관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발트하임」총장은 4일 하오5시10분부터 박동진외무장관과 1시간50분간 회담했다.
회담후 「발트하임」총장은 『회담은 무척 유익했으며 박장관이 나의 설명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김일성을 만났을 때 한반도문제해결을위한 김일성으로부터 어떤 제안이 있었거나 또는 김일성으로부터 한국정부에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한반도 문제해결에 관한 모종의 중재안을 휴대하고 왔느냐』는 물음에 『그런것을 갖고온바도 없으며 그런 용어도 사용한바 없다』고 분명히 하고 『양측의 견해를 서로전달해주고 내가 할수있는역할을 모색한것이여행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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