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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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화재 도난으로 서독만큼 골치를앓는 나라도 없다. 옛 그림·촛대·「램프」등 운반이 용이한 문화재의 도난사건은 하루에도 2,3건씩, 심지어 기독교의 상징인 성모상까지 사라져 곤경에빠진 성당이나 교회도 많다.
값진 문화재를 보유하는 3백∼4배년전의 성당이나 교회가 서독내에서만도 8천여개, 떄문에 문화재도난 사건이라 하면 진귀한것에 또 양이 많기로 유명하다. 비교적 문화재가 많은「바이에른」지방의 현황을 통해 전체문제를 유추해 본다.
72년에 신고된「바이에른」지방의 문화재 도난사건은 무려5백18건, 이에비한다면 3백1건으로 집계된 지난해의 사고는 크게 줄었다는 계산이된다.
보관방법이 개선되고 경찰수사력이 집중되기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문화재장물에대한 매매금지령, 말하자면 문화재의 매매엔 원소유자의 명백한 매도증명서를 첨부토록함으로써 장물처리가 곤란케 되었기 때문이다.
이조치로 사건 숫자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 판로가 막히자 이번엔 문화재를 마구 변조하거나 땅속에 묻어버리는 파괴행동이 빈번.
문화재에 대한 변조는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한것이며 땅속에 묻는 것은 처치곤란한 것이기 때문-. 최근의 경우만 해도 석등·석사자등 3백년전의 석조물이 「뮌헨」인근의 쓰레기처리장에서 발견되었는가하면 5백년전에 만들어진 높이 1m의 동제성모상이 경찰의 눈을 피해 은으로 도금된채 골동품상을 순회하다 걸려든 사건도있다.
서독전체의 문화재수단은 「비이에른」의 4∼5배쯤으로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경찰당국은 값진 문화재가 모조리 「컴퓨터」에 등록되어있어 『금고리처럼 안전하다』는 것이지만「벨트·쿤스트」등 문화재전문잡지엔문화재 도난광고가 일반기사보다도 많은 실정이다.
문화재의 수난은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다. 아무리 도난방지 장치가 규제가 등장한다 해도 문제가 등장한다 해도 문화재에 관한한 양심에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본=이근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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