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인터뷰]존 R 우드 주한 美 2사단 사단장

중앙일보

입력

존 R 우드 미 2사단장은 한국과는 인연이 아주 깊은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가 한국전 당시 미군으로 참전했고, 당시 어린아이였던 우드 사단장은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뒤 그는 다시 아버지가 근무하던 부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지난 3월9일 아침 7시, 한·미 연합 도하훈련이 열리던 임진강변에서 완전군장 차림의 그를 만났다. 그의 전투화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현역 사단장 신분이어서인지 그는 2사단 후방 배치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는 시원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 미 2사단이 후방지역으로 배치 조정된다는데 사실인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와 관련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결정할 문제다. 나는 이 문제는 당사자들이 오랜 시간 주의깊게 고려할 문제라고 확신한다.”

― 2사단을 재배치한다는 방침이 높은 것 같은데, 훈련은 왜 하는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우리는 군인이기 때문에 매년 정기적으로 훈련을 할 뿐이다. 우리는 양국의 정치권이 결정할 문제에 영향받지 않는다. 한반도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2사단이 이곳에서 수행하는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

― 한반도에서 미2사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휴전선 이남에서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북한군의 남침이 있을 경우 우리 사단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럴 경우 미 의회의 승인 없이 곧바로 미군의 증원 투입이 가능해진다. 만약 후방으로 빠진다면 이런 역할이 힘들어진다. 그렇다면 북한군에게 행동의 자유를 준다. 현재처럼 북한군이 휴전선에 전방배치된 상황에서는 서울처럼 인구밀집 지역에 북한군의 포탄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큰 재앙이 난다. 그래서 서울 북쪽을 지키고 있는 미 2사단의 역할은 막중하다.”

― 2사단이 후방으로 빠질 경우 의정부사령부에는 얼마 정도의 병력이 남는가.

“대답할 수 없다. 확인할 수 없다.”

― 전방 지역에 일부 병력을 남긴다면 어떤 여단과 장비가 남는가.

“확인할 수 없다. 내 선에서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

― 현재 한반도 대치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무기는 휴전선에 전방배치된 장사정 포다. 이 포는 수도권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고 있다. 2사단이 후방으로 빠진다면 현재 2사단이 수행하고 있는 대화력전수행본부(북한군의 장사정 포병을 초전에 무력화하는 자동화력통제시스템) 역할을 포기하는 것 아닌가.

“대답할 수 없다.”

―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높은데 현재 병사들의 사기는 어떤가.

“우리는 반미감정을 솔직한 감정 표현이라고 본다. 이런 감정을 이해한다. 여기 있는 우리 병사들은 한국 국민들과 연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한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군과 연합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 한국 젊은 세대의 반미 감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시점에서 반미감정에 대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왜 이 중요한 시점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민주주의체제라서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나는 같이 근무하는 젊은 카투사 병사들을 통해 한국 젊은 세대의 정서를 잘 듣고 있다. 매일 나는 이들과 얘기하며 토론하고 있다.”

― 얼마 전 사단장은 미국에 갔다 왔다. 이것이 미 2사단의 후방 배치와 관련되어 있지 않나?

“아니다. 개인적인 일로 갔다 온 것이다. 2사단의 철수 논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다.”

―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와 관련해 미 국방부의 방침이 어떤 것인지 말해 달라. “내가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월간중앙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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