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영 템즈 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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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런던=장두성 특파원】영국사람들이『굽이마다 역사가 깃 든 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템즈 강」-.
목가적인 중세 초부터 세계를 지배한 제국주의시대를 거쳐 한 소국이 된 오늘에 이르기 까지 2천년동안 수도「런던」의 젖줄역할을 해 온 이 강이 풍기는 압도적인 인상은「짙은 역사의 그늘」일뿐 인공적인 다듬이나 획일적인 풍경은 없다.
구절 양 강의 심한 물굽이를 이뤄「런던」시 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직선거리의 2배가 넘는 67㎞의 강변엔 푸른 잔디밭이 펼쳐지는가 하면 우중충한「웨스트민스터」의회건물이 튀어나온다. 또「아스팔트」고속도로를 타고 수많은 차량들이 질주하는가 하면 음산한「런던」탑과 궁성 등 이 짙은 그림자를 강물에 드리우기도 하고 평화로운 산책길이 전개되기도 한다.
계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무질서하다고 화를 낼 법하지만 그런 풍경이 이 강의「역사성」과 아주 잘 조화되고 있음을 이곳을 직접 찾는 사람이면 당장 느낄 수 있다.
조경을 위한 노력은 특별한 것이 없다. 강변에 접해 있는 16개 구청이 필요에 따라 보수작업을 하지만 잔디나 깎는 게 고작, 참나무·밤나무 등은 마음껏 뻗어나게 내버려둔다.
그러나「템즈 강」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중앙정부는「런던」시 중심에 위치해 있는 부두를 하류로 모두 옮기고 거기서 생겨나는 5천「에이커」의 넓은 공지를 재개발하기 위한 장기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총 40억「달러」가 드는 이 계획은 4단계로 나누어 1997년에 완성토록 되어 있다.
이 계획에는 해당부분의「템즈」강변에 시민들의 휴양지를 건설하는 사업도 들어 있는데 총 예산은 3천만달러에 달한다.
세부계획은 단순한 미관에 그치지 않고 산책들과 공원 및「물」·인공호수·수족관과 어린이 놀이터 등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레크리에이션」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역사 속에 유유자적하는「템즈」의 상류와 초현대식으로 가꾸어질 하류의 강변이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이루어「런던」의 또 다른 명물이 될 것이라고 계획담당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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