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문 이대로 좋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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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문이 소비자편에 서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신문 그 자체가 상업적인 성격을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항상 신문기자에게 큰 기대를 건다.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의 개척자는 신문기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신문기자가 소비자운동에 앞장서는 경우 그 발전에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기사를 보면 이따금 기자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된다. 가령 공공기관에서 나오는 생활정보에 관한 자료가 그대로 보도되는 것을 종종 보는데 이것은 마땅히 실생활과 연관된 보충취재가 곁들여져야 할 것이다.
신문기자가 복사기계가 아니라면 자료를 모사해서 보도하는 자세는 마땅히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 얼마전「볼펜」값 인상에 관한 기사가 실렸는데 상자당 얼마가 올랐다는 보도만 했을뿐 소비자들을 위하여 개당 얼마가 인상됐는가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신문경제난의 도매물가표대신 주부가 피부로 느끼는 시장 산매물가표를 실어주면 어떨까. 그것이 더욱 실생활에 도움이될 것같다.
신문마다 여성난이 있는것처럼 소비자운동난도 고정을 시켰으면 좋겠다.
이미 우리나라의 소비자운동은 몇몇 여성단체의 활동으로부터 대중소비자 운동으로 발전돼 가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동안 소비자 운동을 위한 신문의 기여는 매우 컸었다. 그러나 소비자 운동이 보다 나은 생활에의 첩경이라면 신문이 보다더 소비자운동에 앞장서 주어야 할 것이다. 평범한 소비자들을 격려하는 신문-그것이 새시대의 바람직한 신문상이며 진정한 독자의 신문일 것이다. 【송보경<한국소비자연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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