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동맹관계 신뢰쌓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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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생애 처음으로 미국 땅에 발을 디딘다.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을 실무 방문해 15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미국은 실무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 파병에 대한 한국의 지원과 북핵 국면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백악관 내의 영빈관(블레어 하우스)에 盧대통령을 묵게 했다. 백악관 만찬(실무회담의 경우 오찬)을 개최하는 등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갖췄다.

우리 측의 주관심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과 한국의 대외 경제 신인도 제고가 될 전망이다. 반기문(潘基文)외교보좌관은 "두 정상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전세계에 재천명할 때 주는 메시지는 아주 강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 또는 우리의 대외 경제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潘보좌관은 특히 "대북 지원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논란인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해선 "정상회담 전까지 실무 협의를 계속해 정상이 만날 때는 동맹관계 강화의 일환으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 전까지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추진을 반대해 왔다.

동갑(1946년생)인 두 정상의 상견례를 통해 서로의 신뢰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도 우리 측이 기대하는 대목이다.

왜 실무 방문인가=미 정부는 ▶국빈 방문(state visit)▶공식 방문(official visit)▶공식 특별 방문(official select visit)▶실무 방문(working visit)의 4단계 의전을 갖고 있다. 공식 방문은 내각제 총리 등 행정수반을 맞을 때의 의전이다.

공식 특별 방문은 워싱턴 외 지역을 찾는 경우다. 대부분의 국가 원수들은 국빈 아니면 실무 방문을 하게 된다. 2001년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의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국은 한해에 두 세차례의 국빈 방문만을 받고 있다.

潘보좌관은 "미국이 이라크전으로 경황이 없고 국빈 방문에는 6개월의 준비기간이 소요돼 처음부터 실무 방문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은 세번의 방미 중 마지막이 국빈 방문이었고, 김대중(金大中.DJ)전 대통령은 세차례 중 첫 방미 때 국빈 방문을 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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