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영원히 다물어라"|일서 오직사건증인 잇달아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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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김두겸 특파원】
『입을 다물어라! 죽어도 사장을 다치게 하지는 말아라!』
「다떼(종)의 사회」 일본에서는 의혹사건이 터지면 언제나 실무자들에게 들려주는 말 중의 하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정계· 재계·관계와 관련된 대형 오직사건에는 반드시 죽음의 그림자가 뒤따르고 있다.
연초부터 제2의「록히드」사건이라면서 일본정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러먼」 사건에서도 그건 예외일 수가 없었다. 「그러먼」 사건에서도 함구를 강요받은 실무자인 「시마다」(도전삼경) 「닛쇼이와이」(일상암정) 종합상사 상무가 1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같은 사실을 실증했다.
주요 증인중의 한사람인 그의 자살로 이 의혹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사건의 발생과정과 의혹의 냄새가 「다나까」(전중) 전 수상을 권좌에서 내몰게 했던 「록히드」사건과 꼭닮은 이 사건은 주요 증인이 사라짐으로써 결과도 「록히드」사건을 꼭같이 닮아가고 있다.
전후 35년간 정계·재계·관계가 관련된 대형 오직사건은 모두 12건. 이들 사건과 관련해서 1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가장 최근의 「륵히드」사건에서도 「다나까」전 수상의 운전수 「가사하라」(입원) 가 증인으로 동경지검에서 조사를 받고서 「다나까」사무실에 들른 후「사이따마껜」(기옥현) 숲속에서 시체로 발견됐었다.
54년 해운·조선업계가 정부고관과 운수생에 정치자금을 주었다는 이유로 터진 「조선의혹」사건에서도 두 사람이 죽는 등 희생자가 많았었다.
운우성해운국 총무과장 보좌는 운수성 8층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이시까와지마」(석천도) 중공업 중역 「미야지마」(궁도) 는 자택에서 자살했다.
이들 두 사람 모두가 유력한 증인으로 조사받던 사람들이어서 상사와 수뢰정치인의 이름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65년의 전원개발입찰과 자민당총재선거때의 선거자금 등을 둘러싸고 문제가 됐던 구두룡천「댐」사건에서는 「이깨다」(지전) 전수상의 비서관이었던 「나까바야시」(중림)가 30m높이의 급수「탱크」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직도 타살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을 남겨놓고 있다.
이같은 「상사를 위한 죽음」이 일본에서는 오히려 당연시되고 있어 사건 전모를 모두 폭로하고 사임하는 구미사회와는 너무도 다른 일본적인 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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