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출연 위해 도일하는 연극배우 백성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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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립극단 단장을 역임한 노련한 연극배우 백성희씨가 일본 극단 「후지」의 초청을 받아 일본 무대에 서기 위해 3월초 도일한다.
백씨가 출연할 연극은 3월25일 막을 올리는 『봉선화 피는 언덕』(직거흠재작). 일제 말 목포에서 고아원을 경영하던 윤치호씨와 (현재 아들 윤기씨가 목포 공생원 경영) 그의 일본인 부인의 실화를 연극화한 것인데 일본인의 압제에 시달리는 한국인의 처지, 해방으로 헤어질 운명에 놓였던 윤씨 부부의 애절한 사람이야기, 6·25를 맞아 친일파로 몰려 재판을 받던 이야기 등을 감동 깊게 다룬 작품이다.
『일본인이 쓴 것인데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입니다. 동경에서 이런 친한적인 연극이 공연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에요. 처음에는 출연을 망설였는데 대본을 읽어보고 결심을 굳혔습니다.』
최상급의 출연료와 연습, 공연기간의 체재비를 초청자 측에서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출연을 승낙했다는 백씨는 이 연극에서 윤씨 부부를 도와주는 국회의원 부인으로 나오게 된다. 국회의원 역은 「탤런트」 정욱씨가 함께 초청을 받아 출연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기타역할은 모두 일본인 배우들이 맡는다. 『국립극단의 공연과 겹쳐 연습기간이 짧아 걱정이에요. 더욱이 일본말은 국민학교 때 배운 정도인데 잘해낼지 모르겠어요.』 백씨는 요즈음 「국립극단」이 2월28일부터 공연하는 『객사』 (이태원 원작·이해랑 연출) 에 출연키 위해 연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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