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하나 합격 발표는 두 곳|김창효, 연고대서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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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려대와 연세대가 부산상고 출신의 축구선수 김창효를 나란히 79학년도 특기생으로 합격을 발표, 양교의 「스카우트」 열전은 괴이한 양상을 띠고 있다.
김창효는 지난 19일 필기시험을 치른 고려대의 경우 경영계열에 합격했으며 동시에 연세대의 경영학과의 l차 전형 합격자로도 발표된 것이다.
지난해의 청소년대표선수로서 장래가 촉망되는 장신의 「스위퍼」인 김창효는 당초 고려대에 의해 「스카우트」되었다가 뒤늦게 주위의 종용으로 연세대로 선회, 출신고교에서도 연세대 입학원서를 발급했었다.
○…그러나 고려대 진학의 뜻을 버리지 못한 김창효는 입시 날을 며칠 앞두고 다시 고려대로 돌았고, 이에 연세대는 문교부에 탄원하는 등 집요한 자세를 보인 것이다.
문제는 김창효의 본인 의사. 그가 고려대 입학을 고집한다면 연세대는 별 수 없이 합격발표를 취소해야 한다.
그러나 문교부의 훈령에 따라 김창효는 출신고교장의 특기자 추천서 없이 진학했으므로 축구선수로서 등록을 못하게 된다.
고려대는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 대어를 「라이벌」교에 순순히 내주지는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어쩌면 유망한 선수만 연·고 「스카우트」전의 제물이 되어 앞날이 막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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