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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리말 바루기

국어원, 사전 변경 내용 주기적으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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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누리집 의 ‘의견 보내기’와 전화 상담 등으로 국민의 의견을 받고 있다. 국어원 내부에서도 상시적으로 점검해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찾아낸다.

이처럼 다양하게 접수되는 의견을 정리해 국어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한다. 여기에서 수정이 결정된 사항은 사전에 반영된다. 지난 10일자 우리말바루기 기사에서 언급된 ‘늘이다’와 ‘늘리다’의 수정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수정 배경은 이렇다. 2013년 2월 표준국어대사전에 ‘늘다01’의 예문으로 제시된 ‘바짓단을 늘리다’가 한글 맞춤법 규정 해설과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1988년 고시된 한글 맞춤법 57항의 해설에서 “‘늘이다’는 ‘본디보다 길게 하다, 아래로 처지게 하다’란 뜻을, ‘늘리다’는 ‘크게 하거나 많게 하다’란 뜻을 나타낸다”고 하면서 ‘바지 길이를 늘인다’는 예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바지 길이 따위의 탄력성이 없는 물체의 길이를 길게 하는 것은 ‘늘리다’로 쓰도록 해 놓아 규범 해설과 사전 기술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다. 언어생활에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이를 정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실제 언어 사용 자료들을 분석해 보니 탄력성 여부와 관계없이 ‘길이를 길게 하는 것’에는 ‘늘이다’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해 심의위원회를 거쳐 ‘늘이다’와 ‘늘리다’의 용례와 뜻풀이를 2013년 9월 수정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전에서도 ‘바짓단을 늘이다’가 됐다.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수정 사항을 일반 독자들은 바로 알기 어렵다는 우리말바루기의 지적에 대해 앞으로는 사전의 주요한 수정 보완 사항을 주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음을 알려 드린다. 이로써 일일이 검색해 봐야 알 수 있었던 변경 내용을 일정한 곳에서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게 돼 사전 이용이 더욱 편리하게 될 듯하다.

황용주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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