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준금 금융통제 구실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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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행 고율의 지준 정책이 시중은행의 수지상태만 악화시킬 뿐, 금융통제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을 잃고 있어 일부에서는 지준율 인하 요구가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5개 시중은행은 만성적인 지준 부족을 메우기 위해 고리의 한은 일반차입(23%)과 「콜·머니」(19%)에 의존, 일시적인 지준 유지에 그칠 뿐, 도리어 이에 따른 금리부담으로 시은의 자금난만 부채질하는 비합리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11월 들어 시중의 자금난을 반영, 시중은행의 대출규모가 예금액의 91.3%로 나타나 현행 지준율이 23%수준(요구불 예금27%, 경기예금20%)임을 감안할 때 규정보다 14%이상의 지준 부족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준 부족으로 인한 시은의 재할 의존을 줄이기 위한 일반차입에 대해 변칙적인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시은의 지준 부족을 채워주기 위해 2∼3일간씩 일시적으로 빌려주는 일반대출이 3백억∼1천억 원에 달해 긴축에도 불구하고 시은의 방만한 자금운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콜」 차입도 계속 증가세를 보여 11월중 1천7백25억 원으로 10월중 1천1백21억 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관계자는 통화당국이 여신한도유지에만 급급할 뿐 현행 고지준 정책이 비현실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시중은행의 자율성이 크게 제약받고 있는 점을 감안, 만성적 지준 부족으로 인해 고금리부담까지 초래하는 지준 부족분 만큼이라도 지준율을 내려 줄 것을 주장했다.
한편 시중은행은 수지상태 악화요인으로 ▲낮은 저축률과 ▲시은 여신 중 자금회전율이 낮은 설비부문 금융이 60%이상 차지해 일반대출수요에 대한 여신능력의 절대량이 부족하며 ▲고 지준의 긴축효과가 결손압박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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