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갈래로 나뉘어진 통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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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정회 의원 추천은 관계 기관에서 만든 2백여 명 명단을 놓고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최종 작업을 매듭지어 전직 장관과 청와대 근무 선우련, 심융택 비서관 등은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불러 통고했고 몇몇 전직 고관에 대해서는 유혁인 정무수석 비서관이 직접 만나 승낙서 등 필요한 서류를 받았고 기타 청와대 관계 기관 등에서 각계 인선 자들에게 통고가 이뤄졌다. 이와는 달리 유정회 쪽에서는 현역 의원에 대한 재 추천 통고 작업이 지나친 보안으로 혼선.
지난 14, 15일 이틀 간 이영근 총무, 이종식 대변인, 정재호·함명수 부 총무 등 이 5명 내외의 된 사람들을 맡아 통고, 비밀을 지키도록 지시하고 스스로도 "나 자신 떨어졌다"(이종식 대변인) "그렇게 많지 않다"(정재호 부 총무) 고 진상은폐를 기도. 이들은 심지어 신문사에까지 전화를 해 "탈락 폭이 크면 충격이 크니 범위를 줄여 달라" 고 청탁했고 통고 과정에는 "부인에게도 비밀로 하라" 고 한 예가 있는가 하면 일부러 통금 시간에 연락하는 등 지나치게 소심한 자세를 취했다는 것.
이 바람에 연락을 못 받은 사람은 수소문에 바빴고 떨어진 사람이 축하인사를 받는「넌센스」도 일어나 "국가안보 관련사항도 아니오 못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쉬쉬하느냐" 는 불편들.
일부 탈락 의원은 "통고를 한다면 전원에게 하는 게 옳다"며 "명색 국회의원을 이렇게 우롱할 수 있느냐"고 회직 자를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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