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싸움 이겨낸 화제의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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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심은 천심입니다.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으로 당연히 당선된 것입니다.』 친구인 김제룡씨(51·대전시중구대동2동5)의 집을 빌어 사무소로 이용한 임호후보(58·무소속)는 13일상오 자신의 당선이 확정되자 자기를 밀어준 대전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함경북도 회령군이 고향인 임씨는 일본에서 공부를 하다 해방을 맞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전에 정착했다.
고려대경영대학원을 마친뒤 국민대학 재단상무이사등을 지내다 지난 9대 선거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처음에는 당선되었다가 박병배씨의 선거소송으로 패소하는 바람에 의원생활 10개월만에 의원직을 내놓은 쓰라림을 갖고있다.
당시 임시는 3만8천5백72표를 얻어 3만8천5백L표를 얻은 박병배씨를 48표차로 이겼었다. 그러나 박씨가 개표종사원의 부정개표로 박씨의 표가 임씨의 표에 혼합되었다고 주장해 재검표 결과 임씨가 개표차로 당락이 뒤바뀌어버렸다.
이 사건으로 임씨의 부인 박윤숙씨 (당시46세)는 홧병으로 2년만인 77년12월28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간의 선거준비를 이렇게 설명했다.
『9대 선거때 살던 집조차 날려버려 서울 친구집에 방한간을 빌어 살면서도 명소 대전에 자주 내려와 기반다지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친구인 김제룡씨의 방을 빌어 선거운동사무소겸 거처로 이용했읍니다.』 임씨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타계한 부인 박씨의 모교인 대전여고 동창생들까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씨의 가족으로는 출가한 외동딸임수경씨(28)하나뿐. 임씨는 타계한 아내의 소원을 풀었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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