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외교 북한에 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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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시아」 축구연맹 (AFC)총회를 포함, 역도·체조·「복싱」·「펜싱」·「배드민턴」 경기연맹총회에서 한국과 표대결을 벌일 북한은 회의장마다 대규모 인원을 투입, 다른 회원국들의 지지를 유도하는 색다른 외교공세를 펴고 있음에도 한국측은 대응책을 즉각 마련하지 않아 기선을 제압당할 우려마저 있다.
북한의 대량투입작전은 8일 맨먼저 열린 「아시아」역도연맹 (AWF) 총회에서 드러났는데 북한은 정식회의 대표외에 「아시아」 경기연맹(AGF)이사 3명을 비롯, 20명의 각종 회의대표들을 동원, 개인적으로 활발한 득표활동을 벌였다.
북한의 이같은 외교공세는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한국은 회의대표인 장희형·김거씨외에 문윤필 해외 교류과장등 2명만이 나와 참관하는데 그쳤다.
한국선수단은 중공의 막강한 정치세력을 배경으로 공세를 취하는 북한의 정치적 외교활동을 당할 도리가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만을 취하고 있어 앞으로 남은 각 종목의 총회에 참가하는 회의대표들에게 불안감마저 주고 있다.
이같은 한국측의 소극적인 대책은 지난 74년 제7회 「테헤란」 대회당시 열린 AGF총회에서 「아시아」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은 북한에 AGF이사국자리를 내주는 결과를 빚었으며 지난7일의 총회에서도 한국은 이사국 또는 집행위원국 출마를 사전에 포기하는 빈곤한 「스포츠」외교의 결과를 낳았다.
장희영씨가 8일 북한후보와 똑같은 11표를 얻어 AWF 부회장에 당선된 것은 장씨 개인의 노력과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헝가리」인인 「아얀」국제역도연맹 (IWF) 사무총장의 막후지원에 의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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