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보다는 편입준비에 전력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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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사는 박모(27.여)씨는 4년간 근무해온 직장을 그만두고 1년 정도 공부해 교육대학에 편입하고 싶어한다. 편입 후 졸업까지 3년 정도의 학업기간을 예상하고 있다. 박씨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매달 월급의 60% 이상을 저축하고 있는 알뜰한 아가씨다. 지금까지 모아둔 목돈으로 대입 준비 및 대학생활, 그리고 올해나 내년에 할 생각인 결혼 준비까지 가능할지를 자문단에 물어왔다.

#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자

박씨는 대학 편입과 결혼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막연히 두 가지를 병행하겠다는 생각만 있을 뿐 뚜렷한 계획과 일정을 세우고 있지 않아 자금활용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목표는 단계별로 달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단 대학 편입에 성공해야 결혼 뒤 남편의 재정적 도움과 협조를 바탕으로 이후 학비 및 살림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 따라서 당장 1년간은 편입 준비에 진력하고, 편입 뒤 결혼 일정 등 다른 계획을 세우기를 권한다.

박씨의 경우 현재 갖고 있는 순자산은 5천6백40만원 정도다. 올해 5월 직장을 그만둔다면 그동안의 월급과 퇴직금 등 1천5백만원의 추가자금이 생겨 총 7천1백여만원을 갖게 된다. 결혼 비용으로 약 3천만원을 예상하고 있으므로 본인의 생활과 학업을 위해 4천1백만원가량을 쓸 수 있다.

5월 이후 1년간 편입시험을 준비할 경우 매월 학비로 50만원, 생활비(보험료.부모님 정기적금 포함) 70만원을 예상하면 한달에 1백2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1년간 총 1천4백40만원에 비상금 3백만원을 추가해 총 1천7백40만원으로 편입 준비 기간을 지내자.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월 10만원씩 부담하고 있는 학자금 대출은 퇴직 때 모두 갚는다.

비상금 3백만원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둔다. 매월 필요한 1백20만원은 달마다 만기가 되도록 정기예금에 나눠 가입해 낭비를 예방한다. 매월 이 한도 내에서 지출하고 남는 자금은 MMF에 넣는다.

나머지 자금은 해당 상품이 만기가 되거나 중도 해지가 가능할 경우 찾아서 최근 판매되고 있는 절대수익 펀드에 예치하기를 권한다. 이 펀드는 6개월 이상 맡길 경우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연 7~10%선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안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이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 1년 지내기엔 원룸보다 하숙이 유리

박씨는 대학 편입을 위해 서울 노량진지역 입시학원에 다닐 계획이다. 해당 지역의 14~17평 원룸의 임대 시세는 전세 3천5백만원, 월세는 보증금 1천5백만원에 월 25만원 수준이며 원룸보다 월세방이 흔하다. 하숙의 경우 1인실이 월 30만~35만원 선이다. 박씨의 기호와 생활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원룸의 경우 별도의 생활비와 식비가 필요하고 주거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하숙이 유리하다. 대상 지역은 통학이 용이한 동작구 쪽이 적당하다.

의뢰자는 현재 달마다 어머니 명의의 보험에 17만3천4백원, 본인의 직장인보험에 3만3천5백원을 붓고 있다. 어머니 명의의 보험은 재해보다 건강 이상에 대비한 것이어서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다. 단, 어머니의 나이를 감안하면 또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가입에 제약이 따르는 점을 감안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직장인보험은 암과 상해에 주로 대비하는 상품으로 다른 건강상의 이상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 앞으로 차질 없는 학업을 위해서라도 사소한 질병까지 보장해주는 순수 보장성 보험의 가입을 권하고 싶다. 보장 범위가 너무 좁은 현재 상품을 해약한 뒤 월 1만7천원 정도의 의료비 보장 보험에 우선 가입하고, 결혼 뒤 남편의 보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입액을 조절하자.

정리=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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