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손해보는 확률은 반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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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식투자의 원리도 알고 보면 단순한 작업이다. 오르든가 떨어지든가, 그 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양자택일의 확률은 50%로 볼 수도 있다.
주가가 왜 오르고 왜 떨어지는가. 이 문제도 역시 단순화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매수세가 노니까 주가가 오르고 빈도세가 강하면 떨어진다. 오르든 내리든 그것은 사고 파는 세력의 차가 주가라는 숫자에 나타나는 셈이다.
매수제를 수요, 매도제를 공급이라 부르며 그것이 수급관계를 이룬다. 장세 설명에서 흔히 수급관계의 악화로 속락세 운운하는 표현을 보게 되는데 쉬운 말로 풀이하면 말고 빠지려는 족의 물량에 눌려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는 얘기다.
두 번 투자하면 한번은 성공할 것 같아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막상 투자해 보면 요사하게 돌아가니 딱하다.
그 이유는 감정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익이라면 빨리 확정지어 버리기 일쑤고 손절은 어지간해서 결단 못한다.
『지금이 바닥이다』라는 예상을 번번이 뒤집어 놓은 최근 몇 달 의 장세에서는 더구나 그렇다. 주가가 하강「커브」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소폭의 반등이 더러 있었지만 반등의 고점은 자꾸만 낮아졌으니 양자택일의「게임」이 잘 풀렸을 리 없다.
그리고 또 투기꾼의 「트릭·플레이」라는 유도작전에 걸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를 듯이 「폼」을 잡고 사게 한 다음 재빨리 손을 빼어 폭락케 한다든지, 그 반대의 짓을 한다든지 하여 일반대중 투자가를 털어먹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주식투자에서 주가를 맞추는 확률이 50%라고 할 때의 그것은 수학에서처럼 확률이 협잡물의 개입 없이 순수한 조건 아래서만 계산으로 나오는 것으로 협잡물의 개입 때문에 예측 곤란한 주식투자에서의 그 확률은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이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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