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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관계 용의자 심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 여의도 수정「아파트」어린이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6일 이번 사건이 피해자 가족주변의 원한관계 또는 「아파트」전문털이의 강도살인사건으로 수사방향을 좁히고 최근 피해자 가족과 임금관계로 시비를 벌여온 박모씨(28)를 유력한 용의자로 붙들어 범행시간 전후의 행적을 캐고 있다.
박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밤나무기술자로 일하다 지난 9월 지희양의 아버지 홍성한씨(50)가 운영하는 충북 괴산군의 밤나무단지(30만평) 관리인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10월말 농장관리 부실 등으로 해고당했었다.
박씨는 해고된 뒤 밀린 1개월분 봉급 15만원을 요구하며 홍씨가 경영하는 유창산업사무실에 몇 차례 찾아가 행패를 부렸으며 사건전날인 13일에도 홍씨 집에 찾아가 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박씨는 농장일 관계로 전에도 3차례이상 홍씨 집을 찾아가 홍씨 가족들과는 잘 알고 있는 사이다.
경찰은 박씨가 ▲고수머리에 장발이며 ▲1백68m의 키에 서울말씨를 쓰는 등 목격자들이 사건당일 「아파트·엘리베이터」에서 보았다는 청년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점을 중시, 「알리바이」를 추궁중이다. 경찰이 범인을 지희양 가족주변의 면식범이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지희양이 평소 문단속을 잘해 낯선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고 ▲지희양이 학교에서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으며 현관열쇠가 주방탁자 「메모」쪽지 위에 있었던 점 등으로 보아 범인이 지희양과 함께 들어가지 않았고 ▲안방의 손닿을만한 곳에 「카메라」·진주목걸이 등이 있었으나 반지하나만 가져가 강도를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희양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강도혐의로 2년 간 복역한 후 지난 9월 출감, 전남 보성과 장성 등지에서 2차례의 강도사건을 저질러 지명수배중인 김모씨(24)도 또 하나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쫓고 있다.
경찰은 사건당일 수정「아파트」A동을 돌아다녔다는 40대 김장수 이모씨(44·서울 마포구 상암동)를 15일 하오 4시쯤 인근 삼익「아파트」에서 찾아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늘 지희양 장례식>
한편 숨진 지희양의 장례식이 16일 상오 10시 가족과 경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 성심병원에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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