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영입 엎치락뒤치락 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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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1일 서울 「워커힐·쉐라톤·호텔」에서의 신민당 공천위 18차 회의는 전차 회의의 내용 누설 문제로 한 때 험악한 분위기.
이철승 대표는 위원들이 모이자마자 『나도 개××지만 여기 모인 ×들다 개××들이다』며 흥분, 『발설자를 가려내 규약대로 위원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고함.
회의가 끝난 뒤 12일리 이 대표는 『그간 비밀로 한 회의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위원들에게 밝혔다면서 성북구의 조세형씨(사진) 영입 문제에 관한 논란의 전말을 공개.
이 대표는 『인지(고흥문 위원 아호)가 다수 의사라면 구당 정신으로 유옥우씨를 철회, 조씨 공천을 찬성하겠다고 하는데 김영삼 위원은 계속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
그러자 김 전 총재도 기자 회견을 자청 『조씨 영입은 이미 표결로 결정된 것이니 끝내자는 것이며, 특정인 한사람 문제로 공당이 공천을 못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해명.
엎치락뒤치락한 『조씨 영입 「드라머」』내용을 훑어보면-
△2일 제12차 회의(장소·방배동 이 대표 자택)=서울 지구의 공천자를 구두 호천키로 의견이 모아진 뒤 사회자인 이 대표는 고흥문 위원부터 차례로 물어 김재광, 김영삼, 신도환, 유치송, 이충환, 정헌주 위원의 순으로 물은 결과 7위원이 모두 유옥우씨에 찬동.
이렇게 되자 조씨 영입의 제청자인 이 대표는 『이것은 표결이 아니다. 재야 영입 문제의 중대성에 따른 의견을 들은 것일 뿐』이라고 선언.
△7일14차 회의(장소·국회 당 대표실)=조씨 문제에 관해 「결론이 난 것이니 재론할 수 없다』(김 전 총재) 『표결이 아니니 재론해야 한다』(이 대표 『재론하려면 서울 전체와 그간의 합의를 전부 재론하자』(김재광 위원) 등 논란, 결국 유치송·정헌주 위원 등이 『조씨 영입 문제에 관해 고 위원과 이 대표가 1차 당사자이니 두 분에게 조정을 맡기자』고 제의, 받아들여져 2일간의 기간을 주기로 합의.
△10일17차 회의(장소·국회 당 대표실)=이 대표·고 위원 사이의 그간 개별 타협 결과를 고 위원이 보고, 『나로서는 결정된 유씨를 철회, 조씨를 받아들인다고 못하겠다. 그러나 여러분이 재론, 결정하면 다수결원칙에 따라 가겠다』고 했다.
김 전 총재·신 위원은 『따라가겠다는 게 뭐냐.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안 된다』며 뜻을 분명히 하라고 했고 고 위원이 『내가 유씨를 철회하면 되겠느냐』고 질문. 김 전 총재와 신 위원 등 모든 위원이 묵묵부답.
고 위원이 다시 『그럼 나에게 일임하겠느냐』고 했으나 대답들 없고 침묵이 흐른 후 고 위원은 『내가 유씨를 철회하겠소. 이랬다 저랬다 우습게 됐으니 내가 또 여기 와서 심사하겠느냐』고 위원들을 원망. 그러나 정헌주 위원이 『살신성인으로 공천의 진전을 위해 얘기한 것 아니오? 그 얘기 기자 회견하시오』라고 주장. 이 대표는 『인지의 숭고한 정신을 받아 들여 달라』고 호소.
김 전 총재·신 위원은 『인지의 뜻이 분명치 않다. 심사위에 안 나오겠다는 게 아니냐』며 이의를 내놓았고, 그러자 고 위원이 『오늘은 내가 이만큼 나왔는데도 안 되니 내일 다시 논의키로 하자. 그러나 오늘 얘기는 밖으로 안나가게 해 달라』고 당부, 약속하고 산회.
△11일 제18차 회의(「워커힐·쉐라톤·호텔」)=유치송 위원 제의로 이 대표와 고 위원을 밖으로 내보내고 나머지 6위원이 조씨 문제를 협의했으나 여전히 결론 안 났고, 유 위원·정 위원 등은 『고 위원의 뜻을 확실히 알아보자』며 밖에 있는 고 위원 의사를 거듭 확인.
『나는 여러분의 뜻에 따른다는데 왜 자꾸 나를 끌어들이느냐』는 말만 들었다. 다시 8인이 모여 성북을 재론, 의견을 모아 보니 이 대표·정 위원·이충환 위원 등 3위원이 유씨 결정을 번복, 조씨의 성북 공천을 찬성, 자정이 돼서 또다시 산회
속개된 회의에서는 고 위원이 『어제의 뜻에 변함이 없으며, 나로서는 성북구 문제 하나만으로 77개 지구의 공선 전체를 못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에서 여러분이 다수로 유씨 결정을 번복하면 따르기로 했으니 결론을 내려 달라』고 거듭 말했고, 김 전 총재는 『성북에 안 된다면 조씨 문제는 끝을 내자. 이 문제 하나로 공당이 공천을 못해서야 안 된다』고했고 신 위원은 『조씨를 강서구로 보내면 어떠냐』고 제의를 했으나 결론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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