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세대 각축전으로 변화|김문일·최부길퇴조 역력해|눈길끈 공격형 박대일 부상|「드롭·셧」차은정 희망찬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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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테니스」의 가장 권위있는 전한국선수권대회서는 남녀부 모두 노장이 무너짐으로써 신진대사의 징조가 나타나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자부에서 간판「스타」인 김문일과 최부길이 박대일에게 무릎을 꿇고 여자부에서 차은정이 강호 이순오와 최경미를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테니스」계는 당분간 신·구세대의 각축으로 「팬」들을 더욱 매료시키게 됐다.
특히 남자부에서 강한 「서비스」「스트로크」「스매싱」을 구사하는 공격형의 박대일이 2년만의 침체를 벗어나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것은 획기적이라 하겠다. 남자 「테니스」는 올해들어 「팬」들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수비형의 주창남·김봉석등이 우승을 나눠 가져왔다.
이같은 수비형은 국제추세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한국은 동남아 무대에서도 번번이 실패, 공격형의 「스타」를 갈망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김문일 같은 공격형 선수가 노쇠하면서 이번 대회에 박대일이 등장, 시원스런 「플레이」로 쾌조를 보이자 관계자는 물론 「팬」들마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박선수는 그동안 「코치」도 없이 떠돌이 「테니스」로 이같이 정상급에 부상, 앞으로 좋은 「코치」 밑에서 착실하게 수업하면 대성이 기대된다는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서비스」와 「스트로크」가 약해 「챔피언」된 것조차가 부끄럽다고 말하는 주창남의 독백처럼 한국 「테니스」의 현실은 서글픈 것이 사실.
한편 여자부에선 국가대표 4명이 비록 빠지긴 했으나 위력적인 「드롭·셧」을 주무기로 하는 차은정이 혜성과 같이 나타나면서 우승한 것은 이번 대회의 커다란 수확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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