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기 무장 병력 3열로 통과가능 7·4 공동성명 나온 72년부터 굴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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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엔」사가 발표한 북괴의 제3 땅굴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위격적이다. 임진각에서 서북방 4㎞, 통일촌 민가로부터 3.5㎞ 거리까지 파 내려온 이번 땅굴은 북괴가 바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 나타날 뻔한 셈이다.
더우기 그 규모도 고랑포 동북쪽의 제1땅굴에 비하면 약 2배, 철원 부근의 제 2땅굴과 비슷한 높이와 너비 각 각 2m다. 현장을 조사한 군사 관계자에 따르면 중화기로 무장한 전투병력이 3열로 통과할 수 있으며 정규군의 침투 외에 비정규전 병력을 잠입시키는 침투로로서 사용될 수 있는 것
특히 이번 땅굴은 남북 대화의 현장인 판문점 남쪽을 파내려 왔다는 점을 정부 당국이 중시하고, 북괴가 이를 이용, 판문점을 왕래하는 요인 납치나 8·18 도끼만행 같은 범죄를 계획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이 땅굴의 예상 진로는 임진각∼판문점 도로를 지하로 통과, 임진강 부근까지 나오도록 되어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았다. 더욱이 이 땅굴은 7·4공동성명이 나온 72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북괴의 2중 전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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