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개편 말뿐… 매일 연속극 홍수여전|「쇼·프로」의 2인 사회제는 변화 모색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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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대적인 가을철「프로그램」 개편이란 방송국측의 PR와는 달리 시청자들의 가장 큰 불만인 같은 시간대에 같은 성격의 「프로」를 편성한 획일성도 여전하고 매일연속극의 홍수도 여전하다.
그래도 대중가요에 밀려 푸대접받아오던 「클래식」음악「프로」가 늘고,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프로」가 강화된 것은 크게 반가운 일.
특히 민방이 외국에서 사들인 만화영화에 많은 것을 의존하던 무성의한 태도를 버리고 『누가 먼저 맞히나』(TBC)·『꽃나라 별나라』(MBC) 등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은 무엇보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재미있으면서도 교육효과도 높아 어른들에게도 인기있던 『디즈닐랜드』(TBC)와 진정한「홈·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줬던 『월튼네 사람들』(KBC) 이 다시 시작된 것도 환영할만 하다.
□…「쇼·프로」의 성패는 기획이나 연출에도 달렸겠지만 「프로」의 실질적인 진행을 맡는 MC의 소양과 능력에도 많이 좌우받게 마련이다.
매일밤 얼굴을 대하게 되는 『쇼는 즐거워』(TBC)의 임성훈·최미나와 『이밤을 즐겁게』(MBC) 와 박저규·이영옥 두「더블」MC는 여러모로 대조적.
임·최는 현재 TV에 출연하는 「더블」MC중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그러나 이 호흡이 잘 맞는다는데도 문제는 있다. 거의 매일 같은 사람끼리 같은「프로」를 몇년씩 하는 동안 타성 같은 것이 생겨서 보는 이들에게 신선감을 못 느끼게 한다.
더 늦기전에 굳어진 「이미지」에 변화를 구해야할 것 같다.
반면 박·이는 이제쯤「더블」MC로서의 화음이 맞을만도 한데 여전히 불협화음이다.
박은 상식부족이 가끔 드러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때도 적지않지만 「쇼·맨」기질이 몸에 익어서 노력하면 훌륭한 사회자로 클 소양이 보인다.
문제는 이쪽이다. 한마디로 MC에는 적성이 아닌 것 같다. 더이상 도노를 앉는 것이 시청자를 위해서나 그녀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닐까? <이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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