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예술의 전통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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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국가사회의 모든 븐야가 성장하면서 민족문화를 주체적으로 반성해 보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학적 반성은 우리 자신의 분별·자각이란 점에서 뜻을 갖는다.
예총 (회장 이봉래)은 12일 서울「코리아나·호텔」에서 「민족예술의 전통성」에 관한 「심포지엄」을 갖고 우리 예술의 현재를 검토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이 자리에서 오광수씨(미술평론가) 는 『현대미술과 한국미술의 가능성』에 대해서 주제발표를 하면서 『조형예술은 그 민족 독자의 특수성과 아울러 국제 언어로서의 보편성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고 전제하고 『70년에 들어와 우리의 조형예술은 현대미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에서 벗어나자는 반성론이 대두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오씨는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미술이 국제사회로 진출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싹텄으며 한편으로는 예술의 역사적 발전에 대한 자기 검증도 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국미술이 국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때이지만 아직도 많은 조건들이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고 본 오씨는 『보다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책과 정신문화의 개발 작업이 아쉽다』 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현대문학과 민족정신의 반영』 에 대해 이원섭씨 (시인) 는『전통이란 한 민족이 오랜 시일동안 형성해 온 문화적 성격』 이라면서 우리가 문화적 빈곤을 벗어나는 길은 불교와 유교등 전통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통의 발전적 의미』 에 대해 이봉래씨는 『전통이란 문화적 통시성에 대한 고집이 아니며 이 문화를 얼마만큼 섭취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풀이, 문화적 아집으로서의 기피와 외면, 배척이 아닌「소화능력」으로서 자신의 전통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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