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노가 흰 수놓는 한 폭의 동양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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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하얀 깃털이 가을 햇살에 눈부시다. 소나무 가지에 목을 빼고 서 있는 자태가 우아하다. 떼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 평화스럽기만 하다.
용인자연농원이 백로의 서식지로 변했다.
상오 6시. 동녘하늘에서 태양을 등에 지고 백로 떼가 날아들기 시작한다.
열 마리, 스무 마리, 떼지어 날아온 백로는 그 수효가 2백여 마리에 이른다.
백로가 이곳을 찾아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부터. 한 쌍이 5월부터 10월까지 낚시터·민속관 구내 연못가에 한가롭게 놀다 가곤 했다.
그러던 것이 해가 바뀌면서 점차 늘어났다.
이 곳에 물려드는 것은 이곳의 자연조건이 이들에게 적합하기 때문. 맑은 물. 농약공해의 위험이 없는 물고기, 조용한 소나무 숲. 더구나 백로를 해치거나 위협을 주는 사람 공해가 없다는 것이 이들을 모이게 하는 큰 요인.
백로는 한국·일본을 비롯한·동남아일대와 「유럽」남부·「아프리카」등지가 서식처. 우리 나라에는 4월 하순에 찾아와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 5월에 번식한 뒤 10월 하순에 떠난다.
알의 크기는 달걀만 하며 파란 것이 특징. 미꾸라지·새끼붕어·개구리 등을 즐겨 먹는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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