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독자사진「콘테스트」 입상작품 흑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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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심사를 맡고 나는 작품의 수준과 출품작에 대해 놀랐다. 이것은 그냥 심사위원이 이례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비록 이제 두 해째의 심사를 맡았지만 작품들은 「독자 콘테스트」의 「독자」라는 글자가 어색하게 보이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전시회를 열도록 다시 한번 건의를 했다.
주최측 얘기로는 금년도에 「컬러」 5백I6점, 흑백 3백92점 등 모두 9백8점이 출품됐고 이 숫자는 작년도 「컬러」 2백8점, 흑백 4백24점 등 합계 6백32점보다는 약 3백 점이 늘었고 특히 작품 수에 있어서 흑백과「컬러」가 역전되는 분기점이 되었다.
1차 예심을 거쳐 l백여점이 남았고 2차 심사를 거쳐 심사위원에게 넘어온 것이 1백33점이었다. 1백33점을 놓고 압축한 결과 41점이 남았다. 2차에 걸친 투표결과 15점으로 줄었으며, 가작 이상이 11점인 점을 감안, 다시 투표로 4점이 탈락됐다. 이 11점에서 다시 토론을 거친 세 차례의 심사 끝에 금·은·동·가작이 결정됐다.
금상의 「동촌의 정오」는 전체적으로 풍기는 색감과 기하학적인 구성이 좋았다. 노인과 어린이의 옷에서 오는 색의 「액선트」등 사라져 가는 우리의 구수한 모습을 나무랄데 없이 표현됐다.
은의 「창변」은 참으로 세련된 작품이었다. 창과 의자와 그림자, 바닥의 「텍스처」등 「콤포지션」과 현대적 감각이 뛰어났다. 다만 「트리밍」이 약간 어색한 것이 지적됐고 국산인화지로는 비교적 「톤」이 좋았다는 편이었다.
동의 「개구장이」는 표정·「셔터·찬스」· 광선처리가 완벽에 가깝다. 「셔츠」를 걷은 배 위의 선이 작품의 변화를 주고있다.
다만 소재의 선택 면에서 심사위원끼리 이견이 있어 동이 되었다. 또 동의 「고궁의 담소」는 흔히 있는 소재이나 밝은 표정이 자연스럽게 잘 살았다. <임응식(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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