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구매층 깨우칠 「제3의 눈」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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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화랑가의 잇단 개인전·초대전·기획전의 표면적 활기 내지 범람이 참다운 예술적 내면과 병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점은, 사실 작금의 동향에서 심각한 사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 심각성은 미술작품의 진정한 가치성에 대한 무분별과 혼탁을 조장시키고 있다.
사실계열의 유화와 전통회화 중에서 그 사태는 한층 심하다. 경제성장에 따른 부유층 미술애호가들의 분별력 없는 구매력과 잘도 보조를 같이 하면서 우리의 미술문화를 병들게 하고 있는 이 사태는 누구의 책임인가, 냉정한 「저널리즘」·평론·미술관 전문가의 부재를 흔히 지적한다.
그렇다면 그 부재의 책임은 어디 있는가. 국가· 사회·언론기관… 모두 얽히고 설킨다. 그러나 이 얽히고 설킨 제3의 눈과 기능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문화의 정궤에 역할 한다는 점, 명백함을 거듭 각성해야겠다.

<이구열>

<한국근대미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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