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이 제일 강적…겨뤄 볼만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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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백야의 고장「레닌그라드」에서 30일부터 「폴란드」·소련·「불가리아」및 중공과 연 나흘동안 제8화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의 준결승「리그」를 치를 한국선수단은 『이억만리에서 동포들의 방문과 격려를 받아 최고의 「컨디션」으로 싸울수 있다』고 안종열 단장이29일 하오「파리」-「레닌그라드」를 연결한 전화「인터뷰」에서 말했다.
안단장은 『「폴란드」·소련·중공은 모두 강적임에 틀림없다. 대「브라질」전 때와 같은 「컨디션」이 유지된다면 「불가리아」는 문제없고 「폴란드」와 중공도 꺾을 수 있다고 본다. 소련이 최대의 강적이지만 해볼만한 상대다』라고 비교적 자신 있게 전망했다.
한국선수단은 또 당초 긴장감을 지녔으나 뜻밖에도 한국동포들이 찾아와 격려하고 소련측이 음식에 최대의 정성을 다하는 가운데 「레닌그라드」시민들의 따뜻한 응원까지 받아 아무런 불편 없이 대전에 임하고 있다고 안단장은 전했다.
『날씨는 약간 변덕스러워 구름이 잔뜩 끼었다가 비가 내리기도 하고 또 금방 햇볕이 난다. 기온은 낮에 섭씨l5도 정도며 밤에는 8도 안팎으로 우리나라 10월 중순과 같다.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뛰기에 안성마춤이다』라고 전한 안단장은 뜻밖에도 우리동포 5명의 방문을 받아 감격했다고 말했다.
멀리 「사할린」에서 일편단심 응원하기 위해 일부러 「레닌그라드」까지 온 38세의 이상순씨는 안단장 등 우리선수단과 만나자마자 포옹하면서 눈물부터 흘렸고 경기장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 응원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우즈베크」공화국에서 관광차「레닌그라드」에 왔다가 한국「팀」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호텔」을 찾아온 21세의 여학생들인 이「이레나」양과 김「구라바」양은 한국말이라고는 「아버지」「어머니」밖에 모르면서도 연일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고 미국에 이민간 2명의 한국출신 학자들도 숙소를 찾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소 당국의 한국선수단에 대한 배려도 극진해서 요리사 1명을 특별히 배치, 선수들의 구미를 맞춰주고 하루한끼는 꼭 쌀밥을 제공해준다고 한다.
한편 개막 하루 전에 돌연 불참을 통고해와 조직위측을 곤경에 몰아넣은 북한은 소련인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고 안단장은 말하고 「우즈베크」공화국에서 온 동포여학생들은 한국민속공예품인 지게와 장구를 선물 받고 눈물을 글썽이며 『부모님들이 기뻐 어쩔줄 몰라 하실 것』이라고 감격해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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