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몰이 신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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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
황금의 물결이 출렁이는 들판에서 극성스런 참새 떼를 쫓아낼 수 있는 「참새몰이발생기」 (일명 폭음기)가 참새 떼에 시달린 한 농부와 한 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주인공은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황산리144 정광재씨(39)와 서울 대명참새몰이제작소 (대표 이영일·서울 종로구 종로5가 398의14). 정씨는 집 앞 논 4만여평을 경작하면서 해마다 초가을이면 참새 떼 극성에 시달려야했다. 50년대에는 허수아비·깡통 등으로 참새를 쫓는데 족했지만 60년대 접어들면서 참새들도 눈치만 늘어 통하질 않았다.
자녀들을 동원, 논두렁을 돌면서 악을 썼고 심지어는 꽹과리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70년대 초부터는 수렵금지조치로 해마다 참새 떼가 부쩍 늘어 수천마리가 무리를 지어 날아들었고 「플래스틱」인조 매·「비닐」끈·그물 등 온갖「아이디어」를 짜내 방어태새를 취해봤으나 별무효과.
정씨는 참새가 폭음에는 약하다는 경험을 얻어 지난해 가을부터 소음탄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단 한번의 벼락치는 소리와 같은 폭음으로 극성스런 참새 떼를 후련하게 쫓을 수는 없을까 하고 궁리 끝에 만들어낸 것이 「발성기」-.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마이크」 모양의 「참새몰이 발성기」를 고안했다.
이 발성기는 직경30㎝의 쇠원판 위에 길이 1백5㎝의 「알루미늄·파이프」를 새워 「파이프」 끝에 ㄱ자형의 나팔관을 붙인 조립식기구로 제작비는 개당 5천원정도.
취급과 사용방법도 간편해 기체(기체) 원판 속에 50∼1백g의 「카바이드」를 넣고 「파이프」대를 통해 물을 부은 뒤 「파이프」아래쪽에 뚫린 구멍에 불을 붙이면 「카바이드·가스」가 폭발하면서 마치 대포 쏘는 것 같이 『꽝』하고 폭음을 낸다.
단 1회 .사용으로 약1만여평의 논·밭에 새 떼는 말할 것도 없고 농작물과 과수를 해치는 꿩·노루·까마귀·멧돼지 등 산짐승까지 한꺼번에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발성기의 1회 사용경비도 10원꼴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간편하게 조작사용할 수 있어 부락 공동단위로 이용할 경우 참새 떼로부터 많은 논·밭을 보호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는 것.
정씨는 『제작비만 있다면 이 참새몰이 발성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전국농가에 헐값으로 보급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했다.
이밖에 참새 떼 피해를 막기 위한 공기총 모양의 참새몰이 폭음기가 서울 대명참새몰이제작소에 의해 개발돼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이씨가 발명해낸 이 참새몰이 폭음기는 용기모양만 다를 뿐 정씨가 만들어낸 발성기 제작원리와 비슷하다. 【평택=정연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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