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구속취재 보도진-검찰 실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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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큰 사건을 수사할 때 으례 그랬듯이 검찰은 성낙현 사건, 가짜 교사 자격증 사건을 다루면서도 보도진 따돌리기에 급급.
성낙현씨의 수사와 구속집행경위는 숨바꼭질의 연속. 9일 밤 성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보도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성씨를 검찰청으로 연행하지 않고 신촌 역 앞 S「호텔」로 데려갔으나 10일 낮1시쯤 기자들이 이곳에 들이닥치자 검찰은 성씨를 뒷문을 통해 제2한강교 옆 남경「호텔」로 빼돌렸다.
일단 기자들의 눈을 피하는데는 성공했으나 하오4시30분 기자의 취재 망에 결국 걸려들어 하오9시45분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구치소에 수감되기까지 6시간동안「사진촬영」여부를 놓고 검찰과 기자 사이에 실랑이를 벌였다.
맨 처음 검찰이 꾸민 연극은 성씨의 위장 탈출. 하오10시쯤 중앙일보 취재진이 이「호텔」주위를 둘러싸고 있을 때 수사관 3명이 동쪽 2층 비상구에서 뛰어내려 큰길로 달아났다. 곧이어 다른 수사관이 나타나『성씨는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겼다』며 기자를 속이려 했다.
그러나 이에 속지 않고 계속 버티자 11일 새벽1시45분쯤에는『성씨와 단독「인터뷰」를 시켜 특종을 줄 테니 사진만은 찍지 말아달라』고 협상을 제의.
이 협상은『「인터뷰」를 먼저하자』는 기자와『사진기자가 먼저 철수해야 된다』는 수사관의 주장이 엇갈려 30분 동안 입씨름으로만 그쳤다.
그 뒤 수사관들은 기자에게『오늘 국회가 열리는데 국회의원(전직)이 수감되는 모습이 보도되면 무슨 꼴이냐』고 호소(?)를 하는가 하면 만일 사진기자를 철수시키지 않는다면 기자들을 모두 불러 중앙일보가 특종을 못하도록 하겠다고 어르기도.
결국 본사기자의 끈기에 굴복, 사진특종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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