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차이 「종이 한 장」 고교야구 평준화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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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 황금사자기쟁탈대회를 통해 고교야구의 평준화시대가 온 느낌이다. 우승「팀」이나 1회전탈락「팀」이나 실력의 차는 종이 한장 차이. 다만 어느「팀」이 「찬스」에 강하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실력의 접근화가 나타난 것이다.
신일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대통령배대회와 청룡기대회 2관왕이 된 부산고와 함께 실력의 우위를 입증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고와 신일고를 제외한 각「팀」은 마치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승패의 부침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전만이 6-0이란 가장 큰 점 차였고 그 다음이 경남고와 동산고의 준준결승전과 신일고-천안 북일고의 준결승전, 그리고 성남고와 중앙고의 2회전이 5-1로 두번째의 큰 「스코어」차.
그밖에는 거의 승부가 1∼3점차로 나타났고 연장전도 3회나 벌어져 「팀」간의 실력 차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콜드·게임」이 대통령배대회에서 5개, 청룡기대회에서 2개나 있었는데 이번 황금사자기대회에서 한「게임」도 없었다는 것은 「팀」들간의 평준화가 이루어졌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더구나 대통령배대회에서 부산고에 10-0, 5회 「콜드·게임」으로 KO된 군산상이 황금사자기대회에서 대구상을 연장 l5회 끝에 3-2로 물리치고 광주상과 14회 연장전을 벌인 것이라든지 대통령배대회에서 대구상에 8-0, 7회 「콜드·게임」을 당한 광주상이 이번의 우승「팀」인 신일고와 10회 연장전을 벌인 것과 경남고에 7-0, 7회「콜드·게임」으로 떨어진 서울고가 공주고와 광주 일고를 3-2로, 경북고를 7-5로, 그리고 경남고에 5-2로 이겨 결승전에 오른 것 등은 「시즌」초에 하위였던 「팀」들이 급성강한 좋은 예다.
이것은 고교야구가 「게임」을 하면서 실력이 향상된다는 생태이기도 하다.
어떻든 이처럼 급상승하는 고교선수들의 실력 때문에 평준화시대가 도래했으니 야구발전을 위해 다행한 일이며 앞으로도 어떤 판도가 이룩될는지를 「팬」들과 함께 지켜볼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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