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이어 스리랑카로 새마을 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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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채지혜씨가 르완다 라로마을에서 자신이 설립한 유치원의 아이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사진 채지혜]

유치원 교사 채지혜(26·대구시 효목동)씨는 오는 21일 스리랑카의 농촌마을로 봉사를 떠난다. 아프리카 르완다에 이어 두 번째다. 채씨는 요즘 구미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에서 합숙하며 봉사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경북도가 올해 8개국에 100여 명을 파견하는 새마을봉사단의 일원이다. 14개월 오지 봉사를 두 번째로 떠나는 단원 중 여자는 그가 유일하다. “르완다에서 귀국할 때 졸졸 따르던 아프리카 아이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2012년 8월 채씨는 르완다의 농촌 라로마을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마을에서 1.5㎞쯤 떨어진 샘을 오가며 온종일 물을 길어 나르고 있었다. 채씨는 경력을 살려 유치원을 설립하고 학부모회의를 통해 유치원 운영의 틀을 만들었다. “무라호”(안녕하세요) “아마꾸르”(잘 지냈어요). 채씨는 서툰 현지어에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수업계획안도 짰다.

 처음엔 회의에 참석하지 않던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수업에 재미를 붙이자 태도가 달라졌다. 학부모가 100르완다프랑(약 200원)씩을 모아 천막을 사고 나무를 박아 간식을 먹을 공간을 직접 만들었다. 놀라운 변화였다. 채씨는 “1년 만에 번듯한 유치원이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새마을운동으로 전기와 상수도도 인근에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음식은 현지 주식인 감자튀김을 먹고 집에서 직접 요리하기도 했다. 고통스러운 것은 벼룩이었다. 집에 들어가면 벼룩약부터 쳐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다행히 그곳에서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터졌다.  

계명문화대학을 나온 채씨는 학창시절 남미 어린이를 후원하며 해외 빈곤아동을 돕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꿈은 르완다에서 이루어졌고 이제 다시 스리랑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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