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로 수질 오염을 측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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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수질 오염을 측정하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송어를 이용한 이색적인 방법이 영국에서 개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수많은 물고기 중 특히 송어가 수질 오염 측정의 지표로 뽑힌 것은 물이 더러워지면 즉시 반응을 나타내는 까다로운 성미 때문.
고도의 정밀한 관측 기구에나 나타나는 낮은 오염 수준에서도 송어는 기침을 하고 팔딱거리며 아가미로는 무섭게 물을 뿜어대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비싼 관측기구나 부속 장비 등이 필요 없고 값싸고 믿을 수 있다는 장점을 고루 갖춰 송어는 수질 오염 측정에 안성맞춤.
괴팍한 성미로 물고기중의 귀족이라 불리는 송어가 이제는 수증 생물계를 위한 척후병이 된 셈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구체적 연구를 시작해 송어 경보 장치를 개발했다.
물이 흐르도록 한 「튜브」의 천장에서 바닥까지 75㎜ 정도 간격으로 곳곳에 전극을 장치하고 이 사이를 송어가 헤엄치게 한다.
송어에 전과 신호를 보내면 송어는 몸 자체에서 발생되는 전기로 신호를 보낸다. 오염도가 커질수록 송어의 기침·심장박동·아가미 운동 등의 횟수가 증가하고 격렬해진다. 물 오염이 아주 심하면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송어에 따라 개별적인 반응도가 다르므로 실제 측정에는 송어 3마리를 1조로 하여 쓰고 있다. 1마리가 이상 반응을 나타내면 물 오염이 아닌 다른 원인일 수도 있지만 3마리가 이상 반응을 보이면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고 반응이 합쳐져서 전류를 통해 경보를 울리게 된다. 【영국 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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