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긴 「김동조씨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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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동조씨 증언협조문제에 관한 한미간의 협상이 우선은 큰 고비를 하나 넘겼다.
끝까지 김동조씨의 「선서증언」을 주장하던 「재워스키」 고문은 한국정부의 입장이 계속 「불변」임을 감지하고 「의회결의안」이라는 마지막 「카트」를 내보여 하원 본회의에서의 압도적 통과를 실현시켰다.
그러나 막상 이 결의안 통과는 오히려 「재워스키」로 하여금 선서증언 주장을 후퇴시키는 역작용을 했다.
비록 구속력은 없다해도 이 결의안은 선서 이의의 다른 방법, 즉 신빙성 보강에 상응하는 방법으로 김동조씨가 협조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기 때문이다.
게마가 미국무성은 계속 한국정부와 입장을 같이 해왔고, 또 한때는 『한국정부가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아예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는 전략을 쓸 가능성도 있다』는 소문이 「워싱턴」에 나돌아 시간에 쫓기는 「재워스키」를 당황하게 했다는 후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된 셈이다. 한국정부는 우선 「재워스키」 고문이 제의했다고 알려진 몇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이에대한 응답을 하거나, 한국정부가 다른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신경전과 탐색전이 병행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재워스키」가 과연 얼마만한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는지를 탐색코자할 것이며, 「재워스키」는 어떤 방법으로 김씨의 협조를 최대한으로 얻어내느냐는데에 고심할 것이다.
적어도 이번 「재워스키」의 일부 후퇴로 김씨가 미국에 오거나 제3국으로 가서 증언하는 가능성은 배제됐다. 한국정부는 국제전화 혹은 서신으로 협조하는 제의를 한바 있으므로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거나 이를 병용하는 또 다른 타협안이 나올 소지도 있다.
미국무성은 외교적으로는 「회담장소」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실질적으로 양측 협상은 깊숙이 개입된 국무성의 주선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 「빈」 협정을 위배할 수 없다는 한국정부의 입장과 가능한한 미국여론이 납득할 수 있는 조사방법을 원하는 「재워스키」의 입장이 어떻게 서로 접근,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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