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쪽에 세 번째 바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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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든 외교관은 언젠가는 수평선 밖으로 사라지게 마련이며, 나도 6월 중에 한국에서 사라질 것이다』-.
17일 밤 한미협회가 주최한 만찬에서 이임 사실을 공개한「리처드·스나이더」주한 미 대사는 『약 4년간의 재임 중 한미 양국간 관계는 다사다난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이었다』고 술회.
그러면서『몇몇 사소한 문제가 있었으나 한미 두 나라의 결속은 더욱 굳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스나이더」대사에 앞서 「베시」사령관은 「세 바보들」의 우화를 통해 김일성을 비판.
떠듬거리는 한국말로 그는『첫 번째 바보와 두 번째 바보가 보름달을 두고 「달이다」 「해다」고 언쟁을 벌이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더니「글쎄요, 저는 이 동네에 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요」했다더라』면서 『한반도 북쪽에는 바로 이 같은 세 번째 바보가 있다』 고 비유.
송인상 한미협회 회장은 「스나이더」대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면서『미처 준비하지 못했으나 나전칠기로 기념패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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