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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의 거물 연합군 … 안희정의 나홀로 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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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충청 적자론’을 강조하는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가 27일 천안시의 한 식당에서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뉴시스]

충남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역대 거물급 충청 인사를 총동원한 ‘여권 적자(嫡子)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는 중앙당의 유세 지원 없이 개인기로 국면을 돌파하고 있다.

 정 후보는 29일 충남지사를 지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충남 논산과 부여 일대를 훑었다.

정 후보는 “충청 인사가 집권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등 충청권 출신이 요직에 포진돼 있다”며 “중앙정부의 협력을 끌어낼 집권 여당의 힘있는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심대평 전 충남지사, 이인제·이완구 의원 등을 승계할 이는 자신이라고도 강조했다.

 JP는 지난 27일 천안에서 정 후보를 만나 힘을 실어줬다. JP는 “좀 힘껏 도와주고 싶은데, 다리가 말을 안 들어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며 “3선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경륜으로 도지사 임무를 충실히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정 후보는 이회창 전 총재와도 만났다. 충청 출신 거물들의 총력 지원이다. 정 후보는 통화에서 ‘적자론’을 강조했다.

 - 충청권 거물들을 잇따라 만났는데.

 “충청권 정치인들의 총의가 나에게 있다. 이회창 전 총재를 뵈었더니 ‘반드시 이기시라’고 응원해 주셨다.”

 - 여론조사에선 뒤진다.

 “단기간에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 최근 당 여의도연구원 조사에선 0.7%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 정 후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시대라면 안희정 후보가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 시대다. 박 대통령과의 신뢰가 있는 도지사가 충남을 발전시킬 힘이 있다.”

‘조용한 선거’를 표방한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오른쪽)가 28일 천안시 쌍용동에서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뉴시스]

 이날 오전 예산군 덕산시장을 돌던 안 후보는 흰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기호 2번’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매지 않았다. 기초의원 후보자 등 7∼8명과 단출하게 거리 유세를 진행했다. 충남을 돌던 정세균 전 대표가 예정에 없이 안 후보 일행을 찾아 왔지만 30분도 안 돼 빠졌다. 지난 22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안철수 대표(22일), 박영선 원내대표(24일), 김한길 대표(26일) 등이 대전을 찾았지만 충남엔 들르지 않았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충남의 기초선거 접전 지역을 돌았지만 안 후보와 별도 일정으로 움직였다. 박완주(천안을) 의원은 “주말께 충남 기초선거 지원을 위해 박 원내대표와 한명숙 전 대표가 내려올 텐데 지금까지의 조용한 선거 기조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안 후보 동선은 이와 별도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충남지사에 재선하면 차기 대권 주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 속에서 대규모 집회나 유세를 자제하고 싶었다. ‘나를 봐주세요’ 식의 선거는 유권자에 대한 무례다.”

 - 정 후보의 ‘여권 적자론’을 어떻게 보나.

 “옛날 얘기다. 당적 때문에 충남이 제대로 못한 건 없다. 세종시 원안을 지켰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유치했다. 중요한 건 정책과 비전이다.”

 - 차기 도전 의사를 밝힌 까닭은.

 “충청권 정치인들이 영·호남 지역주의에 갇혀 지도자의 길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를 극복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겠다.”

 보수적 정서가 강한 충남에서 정 후보는 거물 응원단을 구성한 반면 안 후보는 당색을 최소화한 채 인물론으로 승부를 보려 하고 있다. 당 지지도는 여당이 강세이고, 후보 개인 지지율은 야당 후보가 앞서는 충남 선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채병건·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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