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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자원봉사 씨앗 뿌리고 싹 틔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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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중앙일보 자원봉사 캠페인 20돌 기념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장인성 삼성사회봉사단 전무, 안양호 한국자원봉사포럼 수석부회장, 김옥주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부회장, 주성수 한양대 교수, 김현옥 한국자원봉사관리협회장, 최일섭 서울대 명예교수, 장석준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대표,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 유장희 BBB코리아 회장, 이영선 코피온 총재, 김수길 JTBC 대표이사. [김상선 기자]

“국내 민간 자원봉사의 역사는 중앙일보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현옥(65·여) 한국자원봉사관리협회장이 28일 힘주어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앙일보 자원봉사 캠페인 20주년 기념 행사에서다. 자원봉사 캠페인은 1994년 본지가 국내 언론사 최초로 나눔·봉사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추진한 공익 캠페인이다.

 김 협회장은 “저 역시 96년 출범한 서울 송파구 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창립 멤버”라면서 “중앙일보의 보도가 해마다 수해지역 복구활동 등에 자원봉사자들을 모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선 김 협회장을 비롯해 이제훈(74)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 이강현(69) 세계자원봉사협회장, 이창호(62) 남서울대 교수, 김경동(78)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일섭(71)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주성수(60)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등 7명이 감사패를 받았다. 자원봉사 운동과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첫 행사의 기획을 맡았던 이창호 교수는 “사회 비판 기능 외에 그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자원봉사 개념을 국내에 뿌리내렸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자원봉사 캠페인 차원에서 시작한 ‘전국자원봉사대축제’는 94년 첫회 때 32만 명, 5회 때인 98년부터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면서 국내 자원봉사 문화 발전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본지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시민·학계가 이를 뒷받침했고, 자원봉사 관련 법안과 정책을 마련했다. 94년 한양대에 대학가 최초로 봉사활동 학점제가 도입됐고, 95년 교육부의 제6차 교육과정부터 초·중·고교생의 교내외 봉사활동이 강조됐다. 민간 자원봉사 붐이 불면서 전국에 247개 지역자원봉사센터가 생겨났고 2005년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이 제정됐다. 자원봉사 캠페인은 본지가 빈곤 가정 아동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한 ‘위스타트 운동’(2004년), ‘위아자 나눔장터’(2005년)로 이어져 오고 있다.

 행사의 하나로 이날 진행된 학술세미나에서는 한국 자원봉사가 나아갈 방향도 논의됐다. 주성수 교수는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 때나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을 봐도 자원봉사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대단히 높다”며 “재난 현장을 수습할 때 정부가 민간 봉사자 자원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옥 협회장도 “그간 양적으로는 많이 성장해 왔고 이제는 성숙한 자원봉사 문화에 신경을 쓸 때”라며 “자원봉사를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 후원 등 자원봉사 단체를 실무적으로 도와 온 삼성사회봉사단과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등 단체 4곳도 감사패를 받았다.

글=이유정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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