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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 높이 따른 스타일링 방법

중앙일보

입력

 같은 옷을 입더라도 구두의 굽 높이에 따라 패션 분위기가 달라진다. 남성적인 느낌의 매니시 룩에 여성미를 강조한 하이힐을 매치하면 섹시한 느낌을, 화사한 색상의 슬립온을 신으면 로맨틱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지난해 S/S 컬렉션에선 옷보다 구두가 시선을 끌었다. 비비드 색상이 유행하면서 화려하고 강렬한 컬러의 구두들이 무대에 올랐고, 여러 소재를 섞어 만든 독특한 디자인의 구두가 각광을 받았다. 앞코가 뾰족한 ‘포인티드 힐’, 가죽끈을 발목까지 여러 번동여맨 ‘글레디에이터 슈즈’, 10㎝가 넘는 아찔한 굽의 ‘킬힐’이 주를 이뤘다. 천연 마와 삼베로 엮고 발등 부분을 면 소재로 만든 ‘에스파드류 웨지힐’은 컬렉션에서 선보인 뒤 거리를 뒤덮다시피 했다.

 올봄·여름에는 스포티시즘(스포츠 웨어를 평상복에 적용한 것)의 영향으로 한층 밝고 경쾌한 구두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실용성을 더한 디자인 구두가 가장 눈에 띈다. 굽이 낮거나 없는 ‘슬립온’, 굽이 두툼한 ‘청키힐’, 밑창 전체를 높게 한 ‘플랫폼 슈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박명선 스타일리스트는 “최근 편안하면서도 디자인적으로 멋을 내고 싶어 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이런 경향에 맞춰 패션업계는 편안한 착용감에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신발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색상은 파스텔 톤 화사, 패턴은 그래픽 무늬로 세련

 올해는 지난해보다 색상과 소재가 다양하고 실험적인 디자인 구두가 많이 나왔다. 색상은 반짝이는 은색, 파스텔 톤 또는 여러 색깔을 적절히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잠수복 소재인 네오프랜이나 파이톤(비단뱀) 같은 특수 가죽을 신발에 적용한 사례도 많다. 패턴은 꽃무늬·그래픽·기하학적 스타일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굽의 경우 색상과 소재로 포인트를 주거나 굽 자체가 독특한 디자인이 주류를 이뤘다. 소재는 코르크·고무·플라스틱·나무를 사용한 것이 많고, 굽 모양은 나비·의자 바퀴 등을 본떠 재치가 있다.

 패션업계가 출시한 구두를 보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프랑스 브랜드 ‘피에르 아르디’는 밑창부터 발목 스트랩까지 굵은 그래픽 패턴을 적용한 샌들을, 이탈리아 브랜드 ‘쥬세페 자노티’는 호피·에스닉 무늬로 굽 전체를 감싼 플랫폼 슈즈를 선보였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겸비’가 제안한 여름 신발은 발등의 반짝이는 홀로그램과 굽 부분의 은색 도금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올여름 메탈 소재나 감각적인 그래픽이 들어간 구두를 선택하면 센스 있는 룩을 완성할 수 있다”며 “하지만 무조건 유행을 따르기 보다 자신의 평소 옷차림에 맞는 소재와 패턴의 신발을 골라 신어본 뒤 구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Case 01
3㎝ 이하 낮은 굽, 짧은 치마와 숄더백으로 발랄하게

 낮은 굽의 신발은 플랫슈즈·샌들·슬립온·스니커즈·슬리퍼 등 다양하다. 낮은 굽의 신발에 맞춰 옷을 고를 때는 서로 반대되는 스타일을 선택해 보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한층 감각 있는 스타일로 꾸밀 수 있다. 여성스러운 원피스를 입을 땐 레이스업(끈으로 묶는 것) 구두나 글레디에이터 샌들을 신는다. 넉넉한 셔츠 같은 매니시 의상과 유니폼 티셔츠, 청바지 등 밝고 경쾌한 스포티 의상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슬립온이 잘 어울린다.

 옷과 구두 모두 단순한 디자인이라면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다. 의상과 구두 중 한 가지만 화려한 색상을 선택한다. 굽이 낮은 신발은 발목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양말을 신지 않거나 신발 속에 감춰지는 양말을 선택하는 게 좋다. 가방의 경우 크기가 작을수록 발랄한 느낌을 준다. 작은 크기의 숄더백과 클러치 백이 적당하다.

 뱅글·시계 같은 액세서리는 과감하고 화려한 것을 선택한다. 여름철에는 무거워 보이는 메탈 소재보다 가볍고 시원해 보이는 플라스틱 소재가 한층 경쾌한 느낌을 준다.

● 주황색 귀걸이 엠주(4만원), 꽃무늬 패턴의 원피스 보스 우먼(가격 미정), 분홍색 숄더백 캐롤리나 헤레라(가격 미정), 흰색 메탈 시계 에스까다 by 갤러리어클락(가격 미정), 펀칭 소재 흰색 슬립온 페르쉐(5만9500원).

◆ Case 02
3~5㎝ 중간 굽, 몸에 붙는 블라우스와 스커트 입어야

 중간 굽에 속한 신발은 펌프스(지퍼나 끈이 없고 발등 부분이 드러난 구두)·슬링백(발뒤꿈치 부분이 끈으로 돼 있는 구두)·오픈토(앞코가 트인 구두) 등이 있다. 중간 굽은 3~5㎝의 어중간한 높이라 자칫 촌스러운 이미지를 주기 쉽다. 이 때문에 몸에 꼭 맞는 옷으로 여성미를 강조하는 게 좋다. 상의는 몸매가 드러나는 시스루 블라우스나 티셔츠를, 하의는 엉덩이 아래부터 밖으로 퍼지는 A라인 치마나 허리선이 실제 허리보다 위에 있는 하이 웨이스트 치마가 적합하다.

 구두 디자인은 단순하고 간결한 스타일을 선택하고 색상은 의상에 맞춘다. 블라우스와 치마의 색상 중 하나를 구두에 맞추면 된다. 여러 색상이 조화를 이룬 의상일 경우 구두 역시 같은 스타일을 고르면 통일감을 줄 수 있다. 중간 굽 스타일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 패션 아이템과의 조화다. 가방·시계·귀걸이 등 액세서리를 고를 때는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피한다. 크고 눈에 띄는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중간 굽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 있다. 중간 굽과 같은 무난한 사이즈의 액세서리로 적절한 균형감을 주는 게 좋다.

● 빨간색 시계 에스까다 by 갤러리어클락(95만8000원), 흰색 블라우스 유니클로(2만9900원), 무지개 색상 치마 로우클래식(가격 미정), 주황색 가방 모달루 잉글랜드(30만원대), 뒷굽이 휜 스트랩 샌들 신세계 슈컬렉션(가격 미정).

◆ Case 03
10㎝ 이상 높은 굽, 남성적인 매니시 룩과 잘 어울려

 킬힐·플랫폼 슈즈·웨지힐·청키힐 등 높은 굽의 구두는 남성적인 느낌이 나는 매니시한 의상과 잘 어울린다. 매니시 룩은 품이 넉넉한 셔츠와 바지에 재킷을 걸치면 완성된다. 소년 같은 보이시한 느낌을 원하면 플랫폼 슈즈를,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려면 청키힐이 적당하다.

 금속류 액세서리는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해 준다. 원석으로 된 귀걸이나 반지를 착용하면 보다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반지·귀걸이·팔찌·목걸이 같은 여러 액세서리를 함께 스타일링하고 싶다면 강약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목걸이나 팔찌는 크고 화려한 것을, 반지와 귀걸이는 상대적으로 작고 간결한 것을 고른다.

 키가 작은 사람이 킬힐을 신을 땐 긴 바지로 굽을 살짝 가리는 게 좋다. 하지만 플랫폼 슈즈라면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럽다. 키가 크고 통통한 체형은 청키힐이나 플랫폼 슈즈를 신을 때 주의해야 한다. 두 신발은 굽과 다리가 하나로 연결돼 보이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디자인과 색상이 화려한 것을 고른다. 바지의 밑단을 살짝 접어 올리거나 양말을 신어 시선을 분산시키는 게 좋다.

● 재킷 제이슨 꾸띄르(가격 미정), 흰색 상의 캐롤리나 헤레라(31만원대), 검은색 정장바지 데무(가격 미정), 검은색 뱅글 토스(24만9000원), 목걸이 엠주(5만원대), 노란색 클러치백 캐롤리나 헤레라(85만원대), 나무 굽 청키힐 프로엔자 스쿨러(가격 미정).

올여름에 유행할 슈즈 Best 3

● 슬립온
굽이 낮거나 거의 없는 신발. 끈이 없어 신고 벗기 편리하다.

● 플랫폼 슈즈
힐뿐 아니라 밑창 전체를 높게 한 평평한 신발. 5㎝ 이상의 두꺼운 굽으로 된 샌들이 많다.

● 청키힐
굽이 굵고 튼튼한 신발. 앞코가 뾰족하고 얇은 굽의 하이힐보다 발과 발목에 부담을 적게 준다..

<글=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김현진" 기자
스타일링=박명선(스타일리스트), 어시스트=이형대·노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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