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새 효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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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하루 종일 나는 족제비 모양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었다. 미국의 소설가「레이먼드·스콜티브」가 언젠가「뉴욕·타임스·매거진」에 기고한 글을 읽고 미소를 지은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그는「코피」속에 인삼을 듬뿍 넣어 마신 소감을 적은 것이다.
식품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쓰는 그는 요즘 미국에는 인삼 애용자가「극적으로」늘어나고 있다고 했다.「뉴욕」의「이스트스트리트」에 있는 어느 주점에선 인삼「칵테일」을 팔고 있는데 아마 사람도 줄을 서는 모양이다. 「보드카」2「온스」,「레먼·주스」1「온스」,인삼 한 숟갈, 설탕 한 조각.「스콜러브」가 소개한 인삼「칵테일」이다.
이런 인삼「붐」은 재배「붐」까지 일으켜 요즘은 미국이 주요 인삼 수출국으로 등장했다. 연간 5백만「달러」도 넘게「홍콩」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한편 인삼에 관한 연구도「붐」을 일으키다시피 했다. 미국은 물론 소련·「스웨덴」·일본 등에선 생화학자들의 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소련은 탐험 길에 오른 우주인들에게도 인삼 액을 먹이고, 또 휴대하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과학「다이제스트」지(76년 11월 호)에 따르면 소련에서의 인삼연구는 상당한 경지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이 잡지에 실린 동식물 전문기고가「B·포르」는 소련에서의 연구성과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혈당저하·체내「가스」제거·중추신경조직의 활성화·긴장해소 작용.
물론 우리나라 학자들의 연구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소련학자들의 주장은 이미 우리 학자들도 구명한바 있었다. 오히려 여기에 한발 앞서 몇 가지의 인삼효능을 더 밝혔었다.
신진대사의 촉진·세포조직의 활성화·신체와 정신작용의 증진·혈압의 안정·「콜레스테롤」(고혈압을 일으키는)의 억제·위장활동의 촉진 등.
선진국의 학자들은 특히 인삼의「스트레스」해소작용에 굉장한 흥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문명병에 대항하는 화학약품 아닌 자연식물의 생화학적 효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어쩌면 동양적 신비에 대한 향수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인삼은 2천년을 두고 동양에서「신비의 식물」로 명성을 한결같이 유지해 온 것은 그 자체가 벌써 신비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외국에선「한국인삼」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조차도 한국산 인삼만은 고가로 팔리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 원로 의학자가 인삼의 저혈압 치유효과를 구명하는 연구에 성공한 것은 다시금 반가운 일이다. 우리는 도취의 경지에서 깨어나「과학적 근거」제시하는 과학적 노력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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