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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교졸업식에 상이 많은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학생시상제」실시3년
국민학교 졸업「시즌」을 맞아 식장마다 상장이 쏟아져 이에따른 찬·반이 엇갈리고있다. 「질책보다는 칭찬」 이라는 문교방침에따라 전국 각 시·도교육위원회에서는 76년도부터 「전학생시장제」 를 채택, 졸업식에서는 물론 재학생의 학기말·학년말때에도 갖가지 시상제도를 마련, 어린이들의 학습의욕과 성취동기를 높여주고있다.
그러나 일부 지방학교에서는 주조회사사장·지방병무청장·파출소장·주산학원장·주부교실회장까지 상을 주고 있어 「상을 위한 상」또는 「나눠주기 상」 의 인상마저 풍기고있다.
이와는 반대로 교육계의 한편에서는 이같은 전학생시상제에 대해 『학력우수학생에게만 상을주는것은 상대적인 평가만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이므로 열등생들에게도 각자의 장점을 찾아 시상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타나고있다.
14일상오 졸업식을 가진 수원S국교의 경우 졸업생4백54명 (남2백36·여2백18) 에게 22가지의 상이 돌아가 졸업생중 3명만 한가지의 상도 타지못했을뿐 4백51명은 모두 1가지이상의 상을 받는 상풍년을 맞았다.
시상내용은 학교에서 주는 우등상·개근상·선행상·효행상등 7가지와 교육장·교육회장·국회의원·시장·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주식회사 녹십자사대표·소방서장, 3·1동지회장·웅변협회지부장상등 15가지등 모두22종. S국교측은 2시간 남짓의 졸업식행사에서 시상식에만 1시간30분이 걸렸다.
16일 졸업식을 가진 전주Y국교는 시상종목이 14가지. 이가운데는 주산학원상·주조주식회사사장상·우체국장상·파출소장상등이 들어있고 예년과같이 식장에서 예고도없이 나타나는 시상신청자에대비, 예비수상자명단까지 작성했었다.
이학교의 올졸업생 5백67명은 모두 1가지이상의 상을 받았지만 학교측의 부상에대한 예산은 20여만원뿐으로 상장에 「노트」 한두권이 고작이다.
전북도교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국교생 61만3천명이 각종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돼 전체국교생 43만명이 평균1·5회씩 수상한 셈.
이같은 시상제가 6년동안 상한번 못받고 졸업하는 학생이 80%를 차지했던 3년전의 교육에 비해 학습의욕고취와 학력향상에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며 특수업체나 사회단체 또는 개인이 PR를 위해 시상에 끼어드는 사례는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16일 졸업식을 가진 광주시내 39개국교 (공립35, 사립3, 국립1)는 대부분 졸업생들에게 13∼18가지의 상을 주었다.
H국교의 경우 우등상·개근상·정근상등 학교에서 주는것 외에 교육감·교육장·지역국회의원·시장·교육회장·농협조합장·지방병무청장·은행지점장·송죽회장(교육감출신 부인들의모임)·동창회장·육성회장·새마을어머니회장·주부교실회장·2개언론단체장등 18가지나 되어 졸업생의 90%가 상을 받았으며 시상식만 1시간이상 걸렸다.
일부교사들은 이같은 시상을 미끼로 부유층 학부모들에게『이번에 ×××군이 ○○장을 받게 될것같다』 는 식으로 졸업식 전에 귀뜀을 해줘 사례나 향응을 받기까지 했다는것.
광주시 K국교 박모교사(32·여)는『해마다 졸업식때는 상이 교육상 필요이상으로 많아 어린이들의 상에 대한 가치개념을 저하시키고있다』 며 『특히 이같은 상을 둘러싸고 교사와 학부모간에 부조리가 종종 일어나 시상제도의 참뜻을 흐리고 있다』 고 지적했다.
대구지방에서도 K대부국과 T교대부국등 2개교는 졸업생모두에게 「메달」 과함께 상장을 주었고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도 1학급60명중 45명정도에게 시상하고 있다.
그러나 공립학교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졸업생모두에게 상을 주는 학교가 많았으나 『자격이 없는 학생이상을 받는것은 시상제도의 남용』 이라는 여론이 일어 올해들어서는 전학생시상제를 폐지한 학교가 늘어나 1학급 60명중 3분의1인 20명정도에게만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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