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출판되어 화재 모은『폭풍의 언덕』속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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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세기 영국의 규수작가「에밀리·브론테」가 1847년에 발표, 1백30여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읽혀오고 있는『워더링·하이츠』(폭풍의 언덕)의 속편 2편이 최근 미국에서 출판돼 화제가 되고있다.
그 하나는 여류작가「애너·레스트랑지」(본명 로즈메리·엘러벡)가 쓴『채워더링·하이츠에 돌아와』이며 다른 하나는「제프리·케인」이 쓴『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는 원작의 남주인공 이름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브론테의 원작은「캐더린·언쇼」와 음울한 사생아 히스클리프의 격정적인 애정을 그린 것이다. 캐더린을 린튼에게 빼앗긴 히스클리프가 오랜만에「워더링·하이츠」에 다시 돌아와 복수에 나서 두 가문을 멸망시키고 캐더린을 죽음에 몰아 넣는다. 이 소설은 캐더린의 딸 캐더린과「헤어턴·언쇼」가 결혼하는 것으로 끝나는데「애너」의 속편에서는 그 다음 이야기가 전개 되고있다.
원작의 화자인「로쿠우드」는「워더링·하이츠」의 이야기를 담은 원고를 남기는데 그 원고를 물려받은 그의 아들 톰은 그 후문에 흥미를 느껴「워더링·하이츠」를 찾아가「애그네스」를 만난다. 애그네스는 로크우드에게「워더링·하이츠」의 이야기를 들려준 가정부「넬리·딘」의 증손녀로「넬리·딘」의 뒤를 이어 그때까지 언쇼가와 히스클리프가의 뒷일을 봐주고 있었다.
애그네스의 얘기가 이 소설의 근간. 헤어턴과 결혼한 캐더린에게 히스클리프의 아들이 구애하는 등 복잡한 애정이야기가 펼쳐진다.
한편「제프리·케인」의『히스클리프』는 히스클리프가「워더링·하이츠」를 만나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를 상세하게 밝혀주고 있다(원작에서는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 히스클리프 자신의 자전적인 편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히스클리프가 그 동안 런던으로 가서 하층사회에 휩쓸려 행운을 잡았다고 되어있다.
이제까지 명작이나 널리 알려진 작품의 속편을 시도한 일은 많았으나「T·H·화이트」의『걸리버 여행기』나「니컬러스·메이어」의「셜럭·홈즈」이야기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실패한 것. 그러나 이번『워더닝·하이츠』의 두 속편은 활기가 넘쳐있고 템포가 빨라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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