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거니 뒤서거니…미·소 우주 경쟁 2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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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57년 소련이 우주에 「스푸트니크」호를 쏘아올림으로써 시작된 미소의 우주경쟁은 69년 미국이 달에 인간을 보낸 이후 미국의 독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작년 말 소련이 우주정거장 「살류트」6호를 설치, 화물보급선을 보내고 삼중「도킹」을 하는 등 다시금 우주경쟁에서 미국을 앞지르는 듯한 인상이다. 과연 누가 앞서고 있나.
「스푸트니크·쇼크」이후 두달만에 부랴부랴 「뱅가드」를 올려보았지만 그 자리서 폭발하는 바람에 온갖 망신만 당했던 미국. 최초의 유인위성마저 소련에 선수를 빼앗긴 미국은 「케네디」의 적극정책으로 상처받은 자부심의 만회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은 끝내 달을 먼저 정복하고 말았다.
65년을 고비로 벌어지기 시작한 두 나라의 격차는 70년대에 들어와 크게 벌어졌는데 75년 미소공동우주계획에서 미국과학자들은 그들이 소련을 거의 10년이나 앞섰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우주정거장개발과 위성탐사에서 소련의 도전은 맹렬해졌다. 소련은 미국의 장기체공기록을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이 발사된 것은 73년5월.
1진이 28일간, 2진이 60일, 3진은 무려 84일간이나 우주정거장에 체류함으로써 장기체공의 시대를 열었다.
그후 미국은 우주정거장까지 왕복할 수 있는 우주연락선개발에 전념해 오고있다.
한편 소련의 우주정거강 「살류트」1호가 발사된 것은 미국보다 2년 앞선 71년4월.
「살류트」4호와 「소유즈」18호의 63일 체공을 비롯해 그동안 5차례에 걸쳐 미국보다 20일 짧은 5개월간의 체공기록을 세웠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10일부터 「살류트」6호에 머무르고 있는 「소유즈」26호 우주인들이 2일 현재 55일간 머무르고있어 미국의 우주정거장에서의 총 체공기록을 이미 앞질렀고 소련의 단독기록 63일은 물론 미국의 84일 기록도 깨뜨릴 것으로 보여진다.
더우기 삼중 「도킹」과 최초의 무인수송연락선의 연속 「도킹」은 연료 및 화물·실험기구의 재보급과 중단 없는 승무원교체로 영구적인 우주정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소련이 다시금 기선을 잡은 느낌이다.
그러나 최근 원자로적재위성의 추락은 소련의 위신실추에 앞서 우주원자력시대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연료전지·태양전지를 거쳐 위성의 전원이 장기체공을 위한 원자로로 바뀌고 있는 만큼 그 대책을 위한 국제협력체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편 행성탐사에서는 미국이 약간 앞서있다는 판정을 받고있다.
미국은 전 행성을 상대로 촉각을 뻗치고있는데 반해 소련은 금성 등 일부 행성에만 손을 대고있다.
미국은 「바이킹」·「보이저」·「파이어니어」 외에 또다시 목성탐사를 위한 「갈릴레오」계획을 발표, 소련의 추격을 멀찌감치 떼어놓고 있다.
「갈릴레오」우주선은 우주역사상 처음으로 유인우주연락선에 실려 일단 우주에 올려진 후 그곳에서 우주인들에 의해 목성을 향해 발사되는데 82년에 제1호가 발사될 예성이다.
그동안 두 나라가 발사한 인공위성은 미국이 8백54회, 소련이 1천1백61회로 소련이 훨씬 많다.
유인비행기록은 미국이 32회, 소련이 34회. 우주인은 미국이 71명, 소련이 62명으로 미국은 이중 12명이 달을 다녀왔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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