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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책임감 가져라" 박지성, 후배들에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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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1일 박지성이 에인트호번 동료로부터 결혼 축하 선물로 유아용 티셔츠를 받았다. [수원=뉴스1]

브라질 월드컵 본선 도전을 앞둔 축구대표팀 후배들을 위해 박지성(33·에인트호번)이 짧지만 강렬한 조언을 내놓았다. 세 차례(2002·2006·2010)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경험을 ‘책임감’이라는 단어에 녹여 냈다.

 박지성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PSV 에인트호번 코리아투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단상에 오른 박지성은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멤버들을 위해서도 흔쾌히 시간을 할애했다.

 그간 대표팀 후배들을 위해 “부상 방지와 컨디션 유지에 주력하라”며 ‘기본’을 강조하던 박지성이지만, 최종 엔트리가 정해지자 한층 구체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할 당시에는 내가 막내였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역할 이외에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언급한 그는 “이번 대표팀은 상황이 다르다. 2002년에는 월드컵 본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많았지만 이번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한 만큼, 모든 선수가 책임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험 부족은 홍명보호의 약점이다. 23명 최종 엔트리 중 한 번이라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겪은 선수는 박주영(29·왓퍼드)·기성용(25·선덜랜드)·이청용(26·볼턴)·정성룡(29·수원)·김보경(25·카디프시티) 등 5명뿐이다. 박지성이 언급한 ‘책임감’에는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베테랑이 없는 만큼, 선수 각자가 부담감을 나눠 짊어지며 서로 의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담겨 있다.

 박지성은 “각자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직력은 홍명보호 경쟁력의 근원이다. 벨기에·러시아 등 본선 무대에서 만날 강호들과 견줘 부족한 개인 역량을 끈끈한 팀워크로 극복한다는 게 홍 감독의 포석이다. 2009년 20세 대표팀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을 거치며 오래 호흡을 맞춘 1989년생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이유다.

 한편 박지성은 수원과의 친선경기에 대해 “2005년 이후 에인트호번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국에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며 “팬들의 관심에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시즌 중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45분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에인트호번의 에르네스트 파버르 수석코치는 “박지성의 은퇴 소식을 들었을 때 슬펐다. 2002년 이후 선수로, 코치로 함께했던 순간들은 내게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에인트호번은 24일 경남 FC(창원축구센터)를 상대로 한 번 더 친선경기를 한다.

수원=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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