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의 한기류, 조만간 풀린다"|김용식 주미 대사 ,귀국 목적 달성하고 돌아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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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동선씨의 의회 증언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한기류는 우리 정부가 상호 주권 존중과 국제관례의 범위 안에서 협조한다는 입장에 융통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조만간 해결되리라 본다-.』
김용식 주미 대사는 귀임하는 즉시 미국무성 및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빠른 시일 안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사와의 일문일답.
-목적한 일은 무난히 마쳤는지?
『현지의 사정을 정부에 설명, 반영시키고 본국 정부의 훈령을 현실성 있게 적용하는 문제를 협의하러 왔는데 본국의 방침을 잘 알게돼 목적은 무난히 달성된 셈이다.
내가 소지한 훈령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박 사건에 관한 미국 내 여론은 어떤지, 또 한국과 미국의 감각 차이는 무엇인지?
『실제로 우리의 실정을 이해한다면 별로 떠들지 않아도 될 문제를 미국 언론이 과열보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도 미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언론의 흐름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미 의회와 언론이 박 사건을 한국의 안보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을 그 강도나 실체 면에서 냉정하게 파악해야하며 소홀히 보거나 겁먹어서는 안되다.』
-최근 들어 미 국회의원을 만나기가 퍽 어렵다는데….
『현직 한국 대사로서 만나는데는 큰 불편이 없다. 그러나 대사의 입장을 떠나 이들을 만나려면「워싱턴」의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같은 냉랭한 공기도 박사건의 해결과 더불어 사라지리라 생각한다.』
-박 사건으로 인한 한미 관계의 상처를 대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78년은 모든 문제가 극복되는 해가 될 것이다. 「워싱턴」을 떠나 올 때 국무성 관리들과도 서로 단합하자고 약속했다.
육체적 상처에 투약 못지 않게 병을 꼭 고치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집념이 중요하듯 오해로 빚어진 국제관계의 상처도 상처 그 자체에 매달리기보다는 다른 관계를 원만히 해감으로써 상처가 잊혀지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은 가장 큰 약이다. 시간이 감에 따라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고 양국간 경제관계가 심화되면 문제는 해결된다.』 외교관 생활 30년중 가장 어려운 때에 힘든 일을 맡은 김 대사는『역경은 도전이다』는「처칠」의 말을 좌우명 삼아 일한다고 했다. <전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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