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냄새 짙은 「번즈」후임 인사|미연방준비이사회 의장 「밀러」임명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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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연말 「카터」미대통령은 「번즈」의 후임으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중앙은행)의장에 「윌리엄·밀러」「텍스트로」계열회사 회장을 임명했다. 「카터」의 경제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오던 「번즈」는 1월말이면 자리를 내놓게 되었다.
국내적으로 반「인플레」정책을, 해외에선「달러」화의 강세 유지를 역설해 온 「번즈」 는 「카터」의 노여움에도 불구하고 경제계에선 상당한 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취임 초부터 연방준비은행 이사장의 의견은 대통령의 의견과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카터」가 「번즈」대신 「밀러」를 기용한 인사 조치는 다분히 정치적 냄새가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하튼 「경영인」으로 상당한 능력을 평가 받아왔던 「밀러」임명은 실업계·노동조합 등 각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있다. 다만 「밀러」가 금융인 출신이 아니라는 불만이 해외금융시장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이런 탐탁치 않은 반응은 「달러」화의 시세하락을 부채질했는데 이는 해외 환전상들이 「밀러」를 불신해서라기보다 「밀러」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환금융위원장 「윌리엄·프록시마이어」의원(민주·위스콘신)은 「밀러」가 금융업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해서 그의 인준을 거부한다고 밝혔으나 후에 「밀러」가 각계각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인, 태도를 바꿨다. 「번즈」가 「인플레이션」을 제1의 공적으로 본데 반해 「밀러」는 실업감소를 가장 큰 목표로 할 것이며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 차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편 물러나는 「번즈」는 「키신저」전 국무장관이나 「제럴드·포드」전 대통령과 같이 순회강연 돈벌이에 나설 것 같다.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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