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 양 유괴살인 목격자를 범인으로 몰아|부부에 해괴한 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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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울산】은지 양(6) 유괴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울산경찰서가 지난달 30일 상오11시쯤 목격자 권성수 씨(41 울산시 교동 389)를 연행, 성 기능검사를 하고 부인 김 모 씨(36)를 불러 성 관계·체위 등을 물어 보는 등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했음이 9일 밝혀졌다.
권 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상오8시20분쯤 우정동 시외「버스」주차장 옆 풀밭에서 용변을 보다 은지 양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 동료「리어카」행상 김태원 씨(41)에게 대신 신고케 했다는 것.
울산경찰서 수사본부는 30일 상오11시 직접 신고하지 않은 권씨가 수상하다며 유력한 용의자로 몰아 경찰서 형사계로 연행, 아랫도리를 벗겨 성기를 검사하고 목을 조르고 배와 다리 등을 마구 때리면서 자백을 강요한 후 인근 강모 피부비뇨기과에 데려가 성 기능검사를 실시, 하오10시쯤 귀가시켰다는 것.
경찰은 또 지난1일 상오10시쯤 권씨와 부인 김씨를 불러 성 기능과 변태여부를 가려낸다고 하오9시까지 분리심문, 성 관계·횟수·체위 등을 자세히 캐물었고 부인 김씨를 부근 K병원에 끌고 가 혈액검사까지 시켰다는 것.
이 때문에 권씨는 이틀간 1만여 원의 벌이를 못했고 부인 김씨는 장사를 위해 사 둔 생선 1만원 어치가 상해 큰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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